발레 초보의 수스 (Sous-sus)

10초 버티기

by Jaden

퇴근하고 발레 수업을 들으러 갔다.


오늘 수업은 유명한 뉴욕 발레단 (New York Ballet Academy) 연습장이 있는 스튜디오에서 하게 되었다. 복도에는 발레 꿈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괜히 내가 슬그머니 끼어든 느낌이었다.



발레 스튜디오 모습 - 코너 스튜디오가 가장 인기있다
스튜디오 안 분수대와 내부





수스 (Sous-sus)

30분 준비 운동을 마친 뒤, 오늘의 메인 동작, 수스(Sous-sus) 연습이 시작됐다.


수스는 프랑스어로 ‘아래-위’라는 뜻이다. 두 다리를 단단히 붙인 채 발끝으로 올라서는 동작으로, 바에서도 센터에서도 자주 쓰인다. 플리에에서 시작해 수직의 다리 선을 만드는 동작이다. 다리를 강화하고 코어를 잡아주는 기본 포지션이기도 하다.


수스 발과 다리 모양_ 사진출처 Facebook: A Class Act Dance Center



설명만 들으면 우아하다. 막상 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스 위치에서 나는 균형이 잡히지 않는다. 앞뒤로 매트리스처럼 휘청거린다.


선생님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다.


- 먼저 배에 힘을 주고 상체를 길게 늘인다.
- 다리 안쪽에 힘을 준다.
- 발가락은 구부리지 않는다.
- 열 개의 발가락의 힘으로 올라서서 수직의 다리를 만든다.
- 몸의 중심은 엄지발가락에.
- 얼굴은 살짝 위로.
- 그리고 미소도 잊지 말 것.


…인간이 이 모든 동작을 동시에 할 수 있나요?


혼자 애쓰다가,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고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다. 둘이서 한참 웃었다.


내가 노력하는 모습에는 A 점수을 줄 수 있다고 하셨다.



다리 모습과 수직 발목 사진을 보며 눈으로 연습 중..

왼쪽사진: Instagram ID Sab_nyc 오른쪽 사진: Facebook A Class Act Dance Center



흔들리면서 배우는 균형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수스 포지션을 잡았다. 오늘의 목표는 10초 버티기.


다섯 번을 반복했다.

한 번은 발이 나아졌지만 상체가 무너졌고,
두 번째는 발과 상체는 괜찮았지만 다리 안쪽이 풀렸다.
세 번째는 다리 안쪽에 집중하다 발을 놓쳤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번 조금씩 달랐다. 무너지는 지점이 바뀌고 있었다.


어영부영 10초 버티기에 성공했다. 선생님의 칭찬을 듣는 순간 정말 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오늘도 등에 땀이 흥건했다. 발레는 동작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도 다른 운동보다 더 땀이 난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 온몸을 다 쓰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를 나오며

수업을 마치고 스튜디오를 나오니 뉴욕 바람이 시원했다. 콩쿠르 리허설을 준비하고 있는 발레 꿈나무들을 보며 괜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언젠가 나도 수스를 한 채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날까지, 천천히 계속 해 보기로 한다.


발레리나의 마지막 무대 인사 모습 사진출처 Facebook: A Class Act Dance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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