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를 앞둔 그녀가 세상이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지금부터 저도 꿈을 가집니다

by Jaden

우연히 만난 그녀는 미국 이민 35년 차였다.

내년이면 환갑이라고 했다.

굳게 닫혀 있던 그녀의 얼굴은 런던에서 일하는 딸 이야기를 꺼낼 때만 환하게 풀어졌다.



꿈 없이 산 20대

“20대 때는 딱히 꿈이나 목표가 없었어요.”

그녀가 담담하게 말했다.


“요즘 유튜브나 소셜미디어를 보면
젊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치열하게 살지 않았어요.”


집 근처 작은 한국계 은행에서 20년을 일했고 올해 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특별한 야망이 없었고 그저 하루하루 살았다고 했다.


후회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두 달 남짓 함께하며 본 그녀의 모습은 그 말과 조금 달랐다.



정확한 단어를 쓰고 싶어요

그녀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미국에서 태어나 이제 성인이 딸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라고 했다.


화려한 발음이 목표는 아니라고 했다.

“정확한 단어를 쓰고 싶어요. 오해받지 않고 내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어서요.”


35년을 미국에서 살았지만 민감한 상황에서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면 여전히 답답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영어 앱을 켜고 혼자 공부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세상이 궁금해졌어요

“세상이 참 많이 변했죠.”

그녀가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예요.

사실 요즘 세상이 궁금해요.”


퇴직 후에는 AI와 주식 투자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다고 했다. 60세를 앞둔 그녀는 AI를 이야기하고 매일 단어를 익히며 세상을 궁금해한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이런 사람은 절대 ‘그냥’ 사는 사람이 아니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그것이 꼭 거창한 야망일 필요는 없다.

세상이 궁금해지는 것,
내 마음을 더 정확히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것,
조금씩 새로운 것을 해보려는 마음.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성장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35년의 이민 생활을 묵묵히 지나온 그녀가
이제야 자신만의 진짜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전 06화정점에 오른 사람은 여전히 학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