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내 모습이 너무 낯설다
일주일에 한 번, 오피스를 쏜살같이 나와 19가 스튜디오로 향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바 앞에 섰다.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이 바 앞에만 서면 왜 그런지 어쩔 줄을 모르겠다.
GYM에서는 당당했는데, 발레 스튜디오에서는 왜?
오히려 헬스장에서 스쿼트를 할 때가 더 편안하고 당당했던 것 같다. 타이트한 발레복이 처음엔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익숙해졌다. 선생님께서 "20년 발레 하면서 이미 모든 것을 보았으니 더 이상 놀랄 것도 없어요"라고 농담을 하실 정도니까.
진짜 문제는 옷이 아니었다. 우아한 발레리나의 자세와 몸짓을 흉내 내는 내 모습이 어색하다. 거울 속 내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기는... 아직 많이 낯설다.
바(Bar)는 단순한 손잡이가 아니다
발레에서 이 긴 바는 단순한 손잡이가 아니다. 흔들리는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흩어진 몸의 정렬을 찾아주는 지독하리만치 정직한 도구다. 발레리나들은 이 바에 의지해 1번, 2번 포지션, 드미 플리에 같은 기본 동작을 수없이 반복한다. 안정성과 근력을 키우고, 코어를 단련하고, 턴아웃을 훈련하는 모든 기초가 이 바 앞에서 만들어진다.
선생님은 바 운동의 기술뿐만 아니라 에티켓도 가르쳐주셨다. 수업 시간에 바를 옮기고, 쓰고,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 무엇보다 함께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선생님이 무거운 바를 옮길 때면 나도 얼른 달려가 한쪽 끝을 잡는다. 이 작은 협동이 왠지 모르게 나를 이 공간의 일원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
거울을 들여다본다는 것의 의미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면 매번 감정이 조금씩 다르다.
처음엔 아예 쳐다보지 못했다.
몸은 거울을 향해 있지만 눈은 초점 없이 허공을 헤맸다. 시간이 지나면서 엉거주춤 동작을 따라 하는 내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서서히 익혀가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은 측은해 보이기도 했다.
완벽하지 않은 자세,
아직은 어색한 몸짓.
하지만 그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도 거울이 가장 먼저 알려주는 것 같다.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 낯설고 어색한 나를 인정하고, 조금씩 단단해지는 나를 응원하는 시간. 바 앞은 나를 진심으로, 그러나 객관적으로 바라볼 용기가 생기는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