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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선이 답이 아닌 경우

전문성 키우기

by Jaden

초등학교 때 서예로 가훈을 써 오라는 과제가 있었다. 그날 저녁 부모님께 우리 집 가훈이 뭐냐고 물었더니 묵묵부답이셨다. 다음날 아침 등교 2시간 전 아침상 앞에서 엄마는 오늘부터 우리 집 가훈은 "최선을 다하자"라고 하셨다. 하룻밤 사이 두 분이 정하신 모양이다. 서예 붓으로 휘갈기듯 써서 학교에 갔다.


그 후로 '최선을 다하자'는 내가 하는 모든 결정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미국으로 가겠다. 이게 최선일까?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 이게 최선일까?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확인을 받아야만 결정할 수 있는 버릇이 생겼다. 내게 '최선을 다한다'란 가진 역량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 라는 의미다. 그렇기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입사 초기 업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저것 하라는 데로 최선을 다했던 기억이 있다. 시키는 데로 하다 보니 두서없이 업무가 늘어났고 정확한 포지션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저런 업무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열심히 하려는 태도는 좋게 평가되었지만 매일 혼자서 과부하 상태였다.



연차가 올라가면서

회사가 시킨다고 해서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업무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고 다른 부서 협조 요청에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면 곤란해진다.



당시 3년 먼저 들어온 상사 한 명은 한 가지 일만 했다. 그 한 가지 일만 잘~ 했다. 그녀 업무에 관련된 질문을 하면 대답을 회피했다. 다른 업무를 추가로 맡는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조심하는 태도를 보였다. 상사로써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잘 하는 분야를 일찍 발견해 전문가로 성장했고 그 입지를 오래도록 지켜오고 있었다.



업무시간은 동일한데,

여러 가지 업무를 하며 3% 연봉 인상에 전전긍긍하는 사원과 한 가지 일만 하며 매년 보너스와 10% 연봉 인상을 챙겨가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회사 안에서 자신의 업무는 실수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내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남의 업무까지 업고 가는 자폭적인 최선은 필요 없다.



입사하고 초반에 여러 가지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면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발견했다면 직속 상사에게 분명히 밝혀두라. 업무 배분에서 참고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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