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뉴욕; 집 구할 때 계약서

매우 중요하다

by Jaden

핸드폰 가입 시 몇십 장이나 되는 약정을 읽어보고 가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몇몇 되진 않겠지..

대부분 쓰다 고장 나면 적당히 고쳐서 쓰거나... 새 것으로 바꾸는 걸 선호하니까..



타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몇 백만 원짜리 보증금 금액이 오가는 상황에서

계약서를 자세히 읽어 보지 않고 사인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새로 이사 들어간 아파트.

30대 중반 백인 여성이 집주인이었다.

내게 1년 계약을 요구했고,

마침 취업도 되었고 장기간 있을 수 있는 집을 원해 계약하기로 했다.


보증금 1400불을 주고 첫 달 월세 1400불을 냈다.

계약서에 사인도 하고.

보증금은 계약이 만료돼서 집을 나가는 바로 그날 돌려받기로 구두 약속도 받았다.


그런데

이사 들어간지 3개월도 안됐는데

집주인이 결혼을 하게 돼 아파트를 팔 예정이니 짐을 빼 달라고 했다. 그리고 보증금 1400불은 6개월 후에 돌려준다고 했다.


주섬주섬 짐을 싸면서..

쫓겨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문제는 6개월 후에 보증금을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결혼해서 하와이로 떠난다는 그 사람 말 어떻게 믿어? 1년 계약하자고 해 놓고 먼저 파기했는데...'


짐은 빼겠지만

처음에 약속한 데로 보증금은 이사 나가는 날 돌려달라고 집주인에게 요구했다.

그녀는 계약서에 자진해서 사인 해 놓고 왜 난리냐고 소리쳤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내가 사인한 계약서를 꺼내 다시 읽어 보았다.


" 동의한 계약 기간은 사전 통보 없이 변경될 수 있으며, 보증금 1400불은 이사 나간 후 6개월 안에 돌려받을 것이다............"


정말 답답하군.


집주인이 다음 해 방세 올리지 않겠다는 구두 약속
관리실에서 고장 난 식기 세척기를 바꿔 주겠다는 구두 약속


이런 구두 약속은 법적인 효과가 미미하다.

왜?

그런 말 한적 없다고 해버리면 그만이니까.


이사 나가는 날 돌려주겠다는 구두 약속... 집주인은 내게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발뺌했다.

사인 전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 보지 않은 내 불찰이었다. 만약 이 조항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집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계약 조항이 나에게 불리하니까..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1) 몇십 장이 되는 계약서 일지라도 사인하기 전 꼼꼼히 읽어보고

2)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질문해서 이해한다.

3) 불리한 계약 조건이 있다면 협상(negotiation)을 통해 내 스스로가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