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화려함과 번잡함이 매력적이지만 가끔 도시를 벗아나 가슴 뻥 뚫리는 뭔가를 하고플 때가 있다.
문득 스카이다이빙이 생각났다. 도심과 공항지역 주변 항공 스케줄에 혼선을 주지 않기 위해 레저형 비행은 도심 부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특히 스카이다이빙은 멋진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고, 착륙지점 같이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뉴욕시보다 뉴욕주에 있는 몇몇 도시에 위치해 있다. 몇 곳을 알아보다가 맨해튼에서 1시간 떨어진 롱아일랜드(Long Island) 섬으로 가기로 했다. 섬이라는 점이 끌렸다.
이곳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비행기에서 다이빙하는 지점이 파이어 섬(Fire Island, 일명 불섬)을 바로 내려다볼 수 있는 경로를 가졌기 때문이다. 불섬은 뉴요커들에게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로 원래는 한 개의 반도였는데 2012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두개로 갈라졌다. 그 명성답게 여름이면 바디빌더 하는 분들 만큼 몸 좋은 분들이 해변으로 집합한다고 한다.
차로 1시간을 운전해 롱아일랜드 섬에 있는 스카이다이빙 센터에 도착했다.
Long Island Skydiving Center
라는 큰 표지판이 길에 세워져 있어 쉽게 찾았다. 근처에 주차를 하고 작은 사무실로 들어가 예약 확인 이메일을 보여주며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왔다고 했다. 날씨가 좋아 사람이 몰리면 원하는 날짜에 갈 수 없을까봐 웹사이트에서 미리 예약을 했었다. 카드로 요금을 지불하고 안전교육을 시작했다.
안전교육 중 여러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계약서의 주된 내용은
"스카이다이빙 중 다치거나 사망하면 본 기관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는 내용이다. 다음 스카이다이빙 과정을 보여주는 비디오를 시청하고 다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사무실을 나와 다이빙 강사를 만나 경비행기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 여러 색깔의 낙하산이 걸린 막사건물 앞에서 강사와 함께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때 자세와 땅에 착지할 때 자세를 연습했다. 빨리 배우는 눈썰미가 없는데..잘할 수 있을까 좀 불안했다.
비행사가 준비 완료 사인을 주자 강사와 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 날씨가 좋아 공중으로 올라가는 비행기 안에서 불섬 해변 전체가 한눈에 들어왔다. 비행기 안에서 강사와 내 몸을 이어주는 안전장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투명 안경도 끼고.... 9500 feet 고도에 도착하자 강사가 비행기 문을 열였다. 공기 압력이 대단했다.
강사: '준비됐어?'
대답도 안 했는데
'그럼 하강!' 하며 뛰어내렸다.
엄마!!!!!!!!!!!!!
왜 이럴 땐 엄마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걸까.
처음 10초 동안은 대기 압력에 얼굴이 문드러지고 얕게 펼쳐진 구름을 뚫고 갈 땐 축축한 공기 입자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귓가에 스쳐가는 거센 바람소리.
낙하산 두개가 다 펼쳐지자 하강 속도가 줄어들고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내 몸은 허공에 잘 매달려 있었고 구름 위를 걷는다면 이런 느낌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롱아일랜드 섬은 평화로웠다.
강사가 낙하산 조정하는 방법을 알려줘 오른쪽 왼쪽 원을 그리면서 내려왔다. 착지할 때도 넘어지지 않고.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경험
너무 강렬해서 앤돌핀이 솟아나는 경험
모든 잡념을 날려버린 가슴 뻥 뚫리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