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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de Nov 08. 2017

뉴욕; 부정적인 인사평가

Stay calm

긍정적인 인사 평가를 받았다면:

회사 측에서 지난 한 해 열심히 일한 내 노고를 알아준다니 신나는 일이다. 거기에 보너스에 연봉 인상까지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미팅에서


Thank you very much!


라고 답한 뒤 미팅 자리를 떠나면 된다. 가장 프로페셔널한 행동이다. 순간 상기된 기분에 취해 지난해 정말 힘들었다거나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는 등 불필요한 말로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도록 한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면:

자신의 기준에 많은 업무를 소화한 듯 보이지만 회사 측의 평가는 정반대일 수 있다. 예상치 않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면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미팅 내내 자신이 프로패셜널한 세팅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아래 행동은 피해야 한다.


1.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부정적인 평가에 기분 좋은 사람은 없다. 한번은 미팅실에서 평가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울부짖는 동료를 본 적이 있다. 어렵겠지만 지금 이 순간도 평가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얼굴 붉히며 격앙된 목소리로 발언하는 것을 삼가자. 숨을 크게 들이시고 미팅이 끝날 때까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한다. 감정적이 되는 순간 이미 진 싸움이다.


2. 남 탓으로 돌리기

누가 잘못을 지적하면 방어적이 되는 것처럼 회사 기대에 못 미쳤다는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을 대변하고 싶어진다. 회사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등 회사 시스템이 효율적이 않다는 등 상사/동료가 제때 업무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등 남 탓으로 돌리는 발언은 피해야 한다. 남의 탓을 하는 순간 내 인지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처음부터 다시 쌓아나가야 한다.


4년 전 회사를 대표해 한국 증권사들과 계약 업무를 맡아 진행한적 있다. 그 외 자체적인 상품개발 프로젝트도 겸해 둘 다 문제없이 완수했던 터라 그 해 긍정적인 평가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회사 측은 내가 시간관리와 회사 내 인지도를 잘 관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충격적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언급되어 미팅 내내 멍하니 매니저들의 입만 쳐다보다 미팅을 나왔다. 생각할수록 당황스러웠고 일주일간 심각하게 사퇴를 고민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3가지다.


1. 회사 측 평가에 수긍하고 평소대로 일 한다.

미국 회사에서 수년간 일해 온 선배들의 충고는 이랬다. 한번 내려진 회사 평가가 번복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니 회사 측의 평가가 편협적이고 왜곡되었다 하더라고 감정적인 반기를 들지 말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음 기회를 노리라는 것이다. 일명 "Corporate Talk"라고 하는데 회사 측 평가가 사실이 아닌 것을 알지만 말해 봐야 나만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는 쪽을 택한다. 미팅에서 쓸 수 있는 모범 답안은 아래와 같다.


I am sorry that it happened. I will make sure it will not happen again. I apologize.



2. 회사 측 평가를 분석해 개선할 부분을 파악하고 빠른 시일내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부정적인 회사 측 평가를 분석해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내 경우 영국에 있는 매니저에게 영국과 뉴욕 시간 차를 고려해 이메일 (email)로 프로젝트 진행을 보고 한 적이 있다. 매니저가 알아야 할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고 국가간에 시간차를 고려해 이메일이라는 수단을 선택한 나의 최선이였다. 하지만 상사가 원하는 업무 보고 내용이 들어 있지 않았고 이메일은 직접적인 대화를 피한다는 인상을 남겼을 뿐 아니라 문장의 건조함은 일 진행이 지연되는 것으로 비취졌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탐탁지 않은 평가가 내려졌다. 뒤에 내 입장 설명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인사 부원을 통해 추가로 미팅을 신청했다. 이때 대화를 통해 나와 매니저 사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후 이메일 대신 회사 메신저를 통한 라이브 식 업무 보고로 바꾼 뒤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추가 미팅 신청:

사원들은 언제든지 추가 미팅 (follow up meeting)을 신청할 수 있다. 인사평가 후 1~2주일이 지났더라도 인사 부원을 통해 상사와 재미팅을 신청해 추가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입장을 파악해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되는게 일반적이다.



3. 사퇴한다.

두말 나위 없이 이주 통고를 주고 사퇴 절차를 밟는다.



7년 함께 일한 영국인 동료에게 일어난 일이다. 철두철미하고 꼼꼼한 그녀는 회사 내에서 분석적인 일이라면 자타가 공인하는 애널리스트다. 한 해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마감일에 맞춰 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해 업무 평가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두 번째 미팅 (follow-up meeting)을 신청했고 직속 매니저와의 대화는 아래와 같았다.


She:  Could you tell me the reason why my evalaution is bad this year?

(올해 평가가 좋지 않은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Manager: You didn't finish your project on time.

(프로젝트를 제때 완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She: I finished it on time. I submitted to you on 11/7/2017, which was our agreed deadline.

(제때 맞혔는데요. 2017년 11월 7일 마감일에 맞춰 제출했습니다.)


Manager: You didn't finish on time.

(프로젝트를 제때 완수하지 않았습니다.)


She: I submitted it to you on time by email.

(마감일에 이메일로 제출했는데요.)


Manager: You didn't finish it on time.

(프로젝트를 제때 완수하지 않았습니다.)


두 가지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한다.


1. 매니저가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는 중

매니저는 평소에 일을 잘 하기로 소문난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능력있는 사원이라 대놓고 불쾌감을 표시할 수는 없었지만 인사평가라는 기회를 이용해 자신의 의중을 엿보인 것이다. 매니저를 대할 때 자신의 언행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매니저가 싫어하는 행동을 일삼지 않는지 체크해 봐야 한다.



2. 매니저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는 분(매니저의 매니저)이 힘을 행사하는 중

의외로 이런 일은 자주 발생한다. 회사내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한다는 명부아래 수평적인 회사 조직도를 내세우는 임원들 (managemet)이 우리 모두는 연차에 상관없이 평등하고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창할지라도 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5년 차인 내 직속 상사에게도 10년 차인 내 직속 상사의 직속 상사에게도 항상 프로페셔널한 언행을 사용해야 한다.



한 대학고 인사 관련 세미나에서 들은 인사 부원 말이 생각난다.


Performance Evaluation is

Subjective.


회사의 기여도가 큰 인사, 일을 잘 하는 인사에게 좋은 평가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자신의 직무를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평가가 곧 자신의 인사 평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기억하고 평소 회사 내 자신의 평판을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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