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산뽀
흐린 오후 늦은 시간
사쿠라가 반쯤 핀 길을 따라 걷는다.
빌딩 숲 사이가 서서히 핑크빛으로 채워지는 시간,
일 년 중 가장 예쁜 도쿄가 이제 곧 시작되려 한다.
잊고 있었는데 늘 이맘때면
한창 봄날이다 갑작스레 비바람이 몰아쳐
다시 겨울로 돌아가는 날들이 꽤 있다.
어제랑 오늘이 딱 그런 날,
곱게 고개를 든 사쿠라 꽃잎 사이로
일기예보에도 없던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마음은 이미 봄나들이 사쿠라 산뽀,
내친 발걸음은 어느새 늘 가던 곳을 향하고..
아주아주 오랜만에 들러보는 이데 카페,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테라스에 앉아
살짝 추운 봄날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