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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Nov 28. 2022

11월 도쿄 낮과 밤,

신주쿠교엔 그리고 일루미네이션

#331

11월의 신주쿠교엔,

아마도 단풍의 피크는 중순일 듯하다.

일주일 정도 일정을 미뤘을 뿐인데

그 사이 단풍이 꽤 많이 져버린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여전히 걷기 좋은 날씨라

새소리를 들으며 즐기는

아침 산책은 아주 상쾌했다.

마지막으로 신주쿠교엔을 찾은 게

언제였는지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사쿠라 꽃비를 맞으며

돗자리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다를 떨며 맥주를 마시며 즐긴

하나미의 추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끝없이 펼쳐진 정원을 타박타박 걸으며

활기 넘쳤던 지난 시절도 잠시 떠올렸다.

사쿠라가 활짝 핀 신주쿠교엔은 익숙하지만

단풍이 물든 가을 풍경은 처음이라 그런지

조금 낯선 게 도쿄를 살짝 벗어난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4계절 한 번씩은 들러줘도 좋을 텐데

쉽게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오히려 발걸음을 더 멀어지게 하는 것 같다.

스타벅스의 창가 자리에 앉아  

모닝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그렇게 신주쿠교엔의 가을을 만끽했다.

해가 떨어진 도쿄의 밤은

일루미네이션으로 온 세상이 반짝거린다.

미드타운은 올해도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이 따뜻해서 그런지

평일에도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케야키자카도 옅은 블루빛으로 뒤덮였다.

언제나처럼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면

도쿄타워를 가운데 두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신호등을 가득 메웠다.

내 안의 일루미네이션 명소 넘버 원은

역시 여기다.

케야키자카에도 예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일루미네이션과 잘 어우러진

월요일의 도쿄타워가

도쿄의 밤을 한 층 더

아름답게 빛내주고...

멀리서 들려오는 캐럴 소리에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은 힘이 더 들어가고

기분도 덩달아 위로 위로 올라간다.

11월의 도쿄,

낮도 밤도 여행하기 더없이 좋은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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