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풍경,
#330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소박한 주말이었다.
밥을 짓고 냉장고의 남은 야채들로
적당히 무언가를 만들어 대충 밥을 챙겨 먹었고
나머지 시간엔 [댄스댄스댄스]를 계속해서 읽었다.
마트라도 다녀올까 저녁 산책이라도 할까
주말 내내 망설이기만 했고
결국 한 발작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덕분에 양파 두 개만을 남겨두고
냉장고의 모든 식재료를 소진했다.
(요건 뿌듯하다)
내일 마트에서 장바구니 가득
장 볼 생각을 하니 은근 신난다.
내일은 쇠고기를 사서 남은 양파와 함께
하야시 라이스를 만들 생각이다.
이렇게 꼼짝하지 않은
주말의 마지막을 나는 알고 있다.
아마 밤이 점점 더 깊어가면
눈이 다시 말똥말똥 해지고
따뜻한 이불 속에서 아무리 뒹굴어도
금세 잠들지 못할 것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주말은 다 좋은데
잠이 오지 않는 밤만큼은 사양하고 싶다.
일단 따뜻한 밤 코코아부터 한잔하자.
아, 우유!
우유가 남아있나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