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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Dec 17. 2022

아타미에서 이즈큐시모다까지,

일본 여행

#350

도쿄에서 아타미를 거쳐 이즈급행선을 타고

이즈큐시모다까지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천천히 해안선을 즐기고 싶어

느린 코스를 택했는데

사실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다.

내가 선택한 코스는 편도로 약 3시간 반.

이중 1시간 반 정도는 계속해서

해안선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던

나의 상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완전한 해안선을 달리는 건

불과 10분도 채 되지 않았고

바다 잠깐 산길 터널 다시 바다 잠깐

이런 느낌인데다

정차 시간이 생각보다 꽤  길었다.

그리고 눈부신 아침 햇살도

예상 못 한 것 중 하나였다.

https://youtu.be/7RU4dpJlzwg

그래도 이즈급행선은

좌석이 바다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어

짧은 순간이긴 했지만 해안선을 달리는 동안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

시모다에 도착해 역 밖으로 나가자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산 위쪽을 둘러볼까 했지만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

케이블카는 운행할 것 같지도 않았고

설사 운행 중이라 해도 타고 싶지 않아졌다.

다른 곳을 둘러볼까 하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 시간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거의 모든 코스들이 한 시간에 1대씩.

이것도 예상 밖이었다.

결국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라하마카이간에 들렀다.

오랜만에 듣는 파도 소리는 참 좋았다.

강풍에 휩싸여 모래를 뒤집어쓴 것만 빼다면

나무랄 데 없는 멋진 바다였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내가 내린 시간대는 1시간에 두 번 버스가 있었다.

해안선을 달리는 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

마음이 동하는 곳에 내려...

(기차 배차 시간이 무지 길다)

훌쩍 버스를 타고 또 마음이 동하는 곳에 내려...

(그렇게 내리면 다음 버스가 안 온다)

물빛이 예쁜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겨울 강풍을 맞으며 모래 정도는

기꺼이 뒤집어쓸 각오가 필요하다)

다시 역으로 돌아와 다음은 식당으로 향했다.

다행히 찜 해 둔 식당은 역과 가까웠다.

이곳의 넘버 원 메뉴라는

사시미와 킨메다이(금눈돔)조림 세트를 주문했다.

사시미 세트가 먼저 나오고 조금 후에

커다란 그릇에 담긴 킨메다이조림이 나왔다.

생선 조림이 맛있는 곳이라더니 꽤 맛이 좋았다.

양도 많아 밥이 조금 모지랄 정도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주인아저씨가

오늘은 바람이 강하다며

날아가지 않게 조심하라고 했다.

정말이지 날아갈 것 같은

강하고 매서운 바다 바람이었다.

아타미로 향하는 열차가 올 때까지

역 대기실에서 30분 정도 기다렸다

도착한 열차를 타며 또 한 번 놀랬다.

좌석이 바다로 향한 그 열차가 아니었다.

예상 밖 하나 더.

이즈급행선의 모든 열차가

바다로 향한 좌석은 아니라는 것.

그래도

즐거운 여행이었고 좋은 추억이었다.

라고 기억하기로 했다.

아,

설정 중에 우연히 발견한 카페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고,

뭐 이런 것도 있었지...

배터리 충전할 곳을 찾아 들어간

아타미의 맥도날드가

바로 그 우연히 발견한 카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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