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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Feb 05. 2023

도쿄일상

오랜만에,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처음엔 일주일 정도 쉴 생각이었는데

막상 쉬어보니

은근 필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레 글이 쓰고 싶어질 때까지 쉬었더니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역시 뭘 해도 뭘 하지 않아도

시간은 참 잘 흘러간다.

해가 바뀌어도 나의 일상은 여전하다.

적당히 열심히 일을 하고

적당히 대충 집밥을 즐기고

또 적당히 바깥바람도 쐬고 있다.

다이칸야마 나들이가 있었다.

예전에 즐겨 가던 코스로

아침 시간은 츠타야에서 모닝커피를 마시고,

새로 생긴 수많은 식당의 유혹을 뿌리치고

점심은 스에젠(末ぜん)에서.

역시 여기가 정답이다.

그리운 나의 고등어구이 정식.

카운터 자리에 홀로 앉아

바삐 움직이는 주방의 풍경을 바라며

먹는 소박한 한 끼는

모든 것을 채워주는 것 같았다.  

햇살이 좋은 오후에는

구 아사쿠라가 주택(旧朝倉家住宅)에서

산책을 즐겼다.

정원에서 만난 독수리 같은 까마귀의

퍼덕이는 날갯짓에 놀라

도망치듯 뛰쳐나왔지만

아무도 없는 정원에서의 시간은 꽤 아늑했다.

올해의 글쓰기는 쉬엄쉬엄할까 한다.

무단결근을 해보고 싶은

뭐 그런 비슷한 마음이었달까...

한 번씩 오랜 루틴을 깨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글쓰기가 싫어진 건 아니다.

오랜만의 밀린 일기에도

이토록 텐션이 올라가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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