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상

평소와는 다른,

by 우사기

2월은 1월보다 더 빠른 속도로 흘렀다.

나름대로 이런저런 계획이 있었지만,

갑작스레 엄마의 건강이 나빠졌단 소식에

모든 것을 멈추고

2주 남짓한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왔다.

비행기에서 눈을 감았다 뜨니

눈 깜짝할 사이 다시 도쿄로 돌아온 것 같았고

그 사이에는

오롯이 엄마와의 시간만이 존재했다.

평소와는 다른 한국행이었고

조금 긴 일정이었으며

돌아오는 발걸음은 아주 무거웠다.

기내에서 후지산을 바라본 기억이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었는지는 가물거린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 후지산이었다.

인천에서 나리타로 향하는 비행기의

왼쪽 창가에 앉으면 후지산을 볼 수 있지만

사실 의식하고 좌석을 지정하지는 않기에

이날의 후지산 풍경은 마치 선물 같았다.

이맘때쯤 에노시마에서 바라보는

후지산 풍경이 참으로 예쁜데...

그곳까지 발걸음 할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

도쿄는 겨울이 멀어져 있었다.

간간이 바람이 불긴하지만

낮 기온이 올라 사람들의 옷차림은

눈에 띄게 가벼워졌다.

내일이면 3월이라 생각하니

봄 향기가 느껴지는 것도 같다.

사쿠라가 피기 전까지

가훈쇼(꽃가루 알레르기)에 시달릴 생각을 하면

조금 두렵기는 하지만.

아무튼 마음 무거운 나의 2월이

그렇게 지나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도쿄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