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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Mar 11. 2023

도쿄 일상

소소한 날들,

지금보다 훨씬 바람이 차가웠던 어느 날

시부야에 다녀왔었다.

특별한 용건이 없는 한

되도록이면 시부야는 피하는 편이지만,

스크램블 스퀘어가 핫하는 소식에

언젠가 한 번은 다녀와야지 했었다.

긴자선을 타고 시부야역에 내렸는데

플랫폼이 완전히 새로워져 놀랬다.

시부야를 도대체 얼마 만에 온 거니...

새로 단장한 긴자선 플랫폼은 동선이 아주 좋아

곧바로 스크램블 스퀘어로 연결되어 있었다.

전망대를 올라갈까 망설이다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게

혼자보다 훨씬 더 신날 것 같아

전망대는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다행히 전망대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도쿄 시티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곳 있었다.

츠루동탄의 창가 자리도 뷰가 좋다기에 들렀지만,

나에겐 아쉽게도 창가 자리에 앉는 행운은 없었다.

아, 늘 먹던 쇠고기 우동은

이상하게 롯폰기 지점이 훨씬 더 맛있는 것 같았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멋진 시티뷰를 내려다보았다면

쇠고기 우동 맛도 달라졌으려나...

여전히 짬짬이 저녁 산책도 즐기고 있다.

어떤 날은 아자부주반까지

어떤 날은 오모테산도까지

점점 날씨가 따뜻해져

산책 코스도 시간도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동네에서 런치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쿠시아게 전문점을 발견했다.

맛도 분위기도 적당히 맘에 들었는데

갑자기 가게 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단골집들도 잊지 않고 발 도장을 찍고 있다.

츠나하치의 2층 카운터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처음 왔을 때 2층 카운터에 앉았던

그때의 기억을 잠시 떠올리며

언제나 변함없는 맛의 뎀뿌라 정식을 즐겼다.

며칠 전엔 긴자 나들이도 있었다.

긴자는 주말의 이른 시간이 좋긴 하지만

항상 그 시간을 맞추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긴자에 온 목적은 단순했다.

샤브센의 나 홀로 샤브샤브가 생각나서.

이곳의 점원들은 아주 친절하지만

새내기처럼 보이는 점원이

이날은 유난히 더 친절했다.

간간이 말을 걸어주길래

맛있다고 감사하다고 눈인사를 해주었다.

고기를 조금 더 주문할까 고민하는 사이

금세 배가 불러와  1인분으로 끝냈더니

저녁이 되니 다시 고기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그 외에도 오며 가며 도쿄타워를 마주하는

소소한 일상들이 있었다.

요 며칠 도쿄는

코트가 필요 없을 정도의

완전한 봄날이다.

왠지 올해는 예년보다

사쿠라가 조금 일찍 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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