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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Aug 18. 2023

북두칠성에서 오신,

끄적끄적,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엄마가

선풍기 바람세기 조절하는 걸 모르겠다며

내게 리모컨을 건넸다.


아픈 이후로

엄마는 가끔 다른 별에서

방금 지구로 떨어진 사람처럼

연륜이란 게 사라져버린 것처럼

모르겠다 무섭다고 말한다.


나는 농담조로 물었다.

[엄마는 어느 별에서 왔어요?]

엄마가 대답했다.

북두칠성에서 왔다고.

천진난만해 보이는 그 대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내가 말했다.

[북두칠성에서 오신 누구누구 님~]

병원 대기실을 향해

간호사가 환자를 부르듯 조금 큰 소리로.

그리고 다시 반복해서 불렀다.

[호쿠토시치세이카라 키타 나니나니 사마~]

일본어로 하니 엄마의 웃음보도 터졌다.

엄마의 이름은 발음이 조금 힘들다.

거기에 북두칠성을 갖다 붙이니

발음이 꼬여버렸다.

또 그걸 일본어로 하니

더 꼬여버린 거다.


그렇게 웃는다.

우리는.

소소한 일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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