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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Oct 15. 2023

뿌듯한,

일상 기록,


미역국을 끓여 상을 차렸다.

관자구이로 살짝 포인트를 주었더니

일상의 반찬들에 조금 힘이 실린 거 같아

덩달아 기분도 올라갔다.

매년 엄마 생신은

가족들과의 외식이었다지만

이번은 집에서 세 끼를 다 차려 드리자 했다.

특별한 밥상이 아니더라도

한번은 꼭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점심 메뉴는 적당히 힘을 실은 롤캬베츠.

나의 레스토랑 놀이에 엄마는

어린아이처럼 박자를 맞추며 신나하셨다.

저녁 식사는 일상의 상차림으로,

대신 나는 축하 케이크로

심플한 타르트를 만들었다.

우리는 노래를 부르며 박수를 쳤고

엄마는 밥이 깊어갈 때까지

촛불을 한 번에 다 못 끄신 걸

내심 아쉬워하셨다.

무사히 촛불 이벤트를 끝낸 타르트는

다음 날 오후의 간식으로.

물론 엄마는 살짝 맛만 보셨지만

그래도 지난밤의 기분을 이어가며

좋아하셨고 많이 기뻐하셨다.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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