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요리
기력이 떨어졌을 때 생각나는 음식이 뭐냐고 하면 나는 역시 우나기[うなぎ 鰻:장어]다. 우나기를 먹고 나면 이상하게 잠이 오는데 그 잠이 아주 꿀잠이다. 그렇게 한숨 자고 나면 안 좋던 컨디션도 신기할 정도로 금세 회복된다.
보통 일본의 장어집에 가면 장어덮밥은 우나쥬로 나오는데, 우나쥬[鰻重]는 우나기[鰻(うなぎ):장어] + 찬합 [重箱(じゅうばこ):쥬바코]으로 찬합 위에 올려져 나오는 것을 말하며, 우나동[鰻丼]은 우나기[鰻(うなぎ):장어] +돈부리 [丼(どんぶり):덮밥]으로 돈부리 그릇에 올려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보통 우나쥬보다 우나동은 양이 적다. 그리고 우나쥬의 경우도 양에 따라 이름이 나누어져 있는데, 가게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보통 우메[うめ 梅:매실] : S사이즈, 다케[たけ 竹:대나무] : M사이즈, 마츠[まつ 松:소나무] : L사이즈, 이렇게 이름이 나누어져 있다. 그래서 주문을 할 때는 [우나쥬]라고 하기보다 [우메]라고 말할 때가 많다. [장어덮밥]을 주문하면서 [매실]이라고 말하는 게 은근히 재밌는 것 같다.
도쿄에서 내가 즐겨가던 우나기 전문점 후키누키[ふきぬき]에서는 런치 메뉴가 둘 있다. 우나쥬와 히츠마부시.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는 나고야 부근에서 즐겨 먹었던 향토요리로 따뜻한 밥에 장어구이를 한 입 크기로 썰어 [히츠:ひつ]라는 나무그릇에 담겨 나온 요리를 말한다. 먹는 방법은 먼저 장어구이와 밥을 덜어 먹고 다음은 와사비와 파 등 양념과 함께 먹고, 그다음은 차나 육수를 부어 오차즈케로 즐긴다. 와사비와 김 그리고 송송 썬 파와 장어구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맛이 별미다.
후키누키는 오랜 전통만큼 손님맞이에도 흐트러짐이 없다. 도쿄 곳곳에 지점이 있지만 그래도 역시 본점을 추천하고 싶다. 내가 왼손잡이인 걸 알고 갈 때마다 젓가락의 방향을 바꿔주는 곳. 맛있는 우나쥬의 기억만큼 세심한 배려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곳이다. 런치타임은 디너타임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기에 좋다. 런치타임은 11시~3시, 런치 타임의 피크인 12시~1시 30분 사이만 피하면 대체로 여유로운 런치를 즐길 수 있다.
우나쥬 or 히츠마부시, 어느 쪽을 드시겠어요?
*후키누키 본점 : Tokyo, Minato City, Akasaka 3 chrome-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