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상
어제오늘은 휴일답게 푹 쉬었다. 얼마 전 데려온 사진이 예쁜 여행 책을 뒤적이며 기분전환을 하며. 책의 테마는 일본에서 한국 즐기기. 여행을 쉽게 갈 수 없는 요즘을 위해 도쿄와 오사카 그리고 교토와 고베에 있는 한국 카페나 식당, 마트나 잡화점 등의 정보를 소개하는 책인데 가볍게 보기도 좋고 일본에 살고 있어도 생소한 한국 소식이 많아 은근 흥미로웠다.
책에서도 진보초의 한국 서점이 소개되었는데, 안 그래도 며칠 전 진보초에서 우연히 [책거리]라는 한국 서점을 발견했었다. 서점은 한국 원서부터 일본어 번역본까지 일본에서 최근 핫한 한국 서적들을 만난 볼 수 있다. 얼핏 진보초에 한국 서점이 있다는 건 들은 적이 있지만, 오픈한 지 7년째라니 놀라웠다. 내가 모르는 도쿄 속의 한국이 꽤 많다. 한국에서 못 먹고 와서 아쉽다 했던 엽기 떡볶이도 도쿄에 있었다. 키라키라라는 일본 말이 참 예쁘다 생각했는데 하얀 카페 벽에 반짝반짝이라고 써진 한국어를 보니 반짝반짝도 참 예쁘다. 한글이 기호 같아서 너무 예쁘다던 어느 일본인의 말을 떠올리며 반짝반짝처럼 예쁜 단어가 또 뭐가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너랑나랑
하늘하늘
소곤소곤
느릿느릿
오랜만에 책상 모드의 하루였다. 일본에서 핫한 한국 여행책들을 뒤적였는데, 종종 나오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은근히 재밌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좋아한다는 저자의 이야기도, [대박]의 뜻을 설명해 놓은 것도 왜 그리 귀여운지. 일본의 젊은 사람들이 한국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는지 조금씩 알아가며 나도 다시 한국 문화에 빠져들었다.
여행 한국어 책도 하나 샀는데 살짝 부자연스러운 표현이 오히려 귀엽게 다가왔다. 외국어는 살짝 서툴 때 그 매력이 더 발산되는 것 같다. 가끔 나타나는 오타 역시 귀여웠고. 가타카나[カタカナ] 표기를 소리 내어 따라 읽으니 나도 모르게 웃음도 났다. 깍두기는 이미 일본에서 일반화된 단어인 카쿠테키[カクテキ]를 칵토우기[カットウギ]로 한국어에 가장 가까운 발음으로 다시 고쳐놓은 것도 흥미로웠다. 점점 한국어 원어에 가까운 발음을 갈구하며 좀 더 깊이 문화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책 곳곳에 배어있는 것 같다.
갈빗집의 테이블을 그림으로 옮겨 놓은 것도 있었다. 기본 2인분부터, 반찬은 무료라고 쓰여있는데 반찬이 무료라는 개념이 없어서 그런지 살짝 신선했다. 하나하나 모두 한국어와 일본어가 표기되어 있는데, 김치 아래에 있는 종지는 이름이 없다. 저 건 무엇이었을까.. 양념이라고 써 놓은 게 쌈장이고, 김치 옆 종지가 양념장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급 갈비 생각이 밀려온다. 아~ 갈비 먹으러 한국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