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사기 Jun 19. 2024

[여행속여행] 고베 산책 그리고 재즈깃사,

고베 여행

교토에서 떠나는 작은 여행,

고베 여행은 여행 속의 작은 휴식이기도 해서

일정은 대체적으로 여유롭게 잡았다.

고베를 방문하는 건 세 번째지만

고베에 대한 기억이 그리 많지는 않다.

부정확한 기억 속에 아련한 건

고베항의 풍경과

키타노이진칸 거리[北野異人館街].

나는 가물거리는 추억을 더듬으며

다시 그 거리를 찾았다.

이국정취를 고스란히 담은 거리를

혼자서 타박타박.

그 길에서 우연히 만난 [팡또에스프레소또].

6월 오픈 준비 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굳게 닫힌 문이 아쉬웠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해 질 녘의 산노미야는

거리를 헤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반짝이는 노란 불빛의 간판들에

자꾸만 눈이 간다.

여행길에는 찜 해두고 다시 와야지 하면

그걸로 끝인 것 같다.

한번 지나간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그날 눈도장을 찍은 몇몇의 가게들도 그랬다.

결국 [하이볼 바 산노미야 1923]는 놓쳤지만

대신 두 번의 재즈와의 시간이 있었다.

여기서 고베 재즈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1923년 바이올리니스트 이다 이치로[井田一郎]가

일본인 최초의 프로 재즈밴드 [래핑 스타즈]를 결성해

고베의 (구) 오리엔탈 호텔에서

재즈 연주를 한 것을 계기로

고베는 일본 재즈 발상지로 불린다.

당시부터 항구도시로 번영했던 고베에는

여객선을 타고 온 댄스 밴드들이

호텔 등의 파티에서 연주할 기회가 많았고

더불어 재즈도 자연스럽게 퍼지기 되었다.

재즈는 처음에는

댄스 홀의 댄스 뮤직으로 사람들에게 친근해졌고,

1950년경이 되자 댄스 붐이 급속하게 쇠퇴하면서

[춤추는] 재즈에서 [듣는] 재즈로 변화해 나갔다.

그 이후 고베의 재즈 문화는

아마추어 중심으로 발전했고

현재 고베 시내에는 20곳 정도의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가게가 있으며

크고 작은 다양한 재즈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

내가 찾은 첫 번째 곳은

한낮의 재즈클럽 소네,

1969년 오픈한 소네는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낮에도 가볍게  차를 마시며

재즈 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주말이라 저녁 시간은 아쉽게도

예약으로 꽉 차있었다.

평일은 예약 없이도 입장이 가능하다는데

이번 여행은 주말에 머무는 고베라

아쉽기 그지없었다.

대신 나는 낮 시간의 재즈 라이브를 맛보았고

좌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 틈에서

아주 오랜만에 가슴 뜨거움을 느꼈다.

다음은

한밤의 재즈깃사[ジャズ喫茶] JamJam,

잼잼은 1987년 창업되어

1995년의 한신아와지 지진  이후

2000년에 지금의 자리에 재오픈했다.

지금도 예전 스타일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오래된 팬들이 많은 곳이다.

이곳은 번화한 상점가에 위치하고 있지만

애써 찾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

낡은 건물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

비밀의 장소로 들어가는 듯한

묘한 설렘이 있다.

잼잼은 음악 감상석과 대화석 나눠져 있고

약 오 천장 정도의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긴 바 카운터에 홀로 앉아 책을 읽어도 좋고

대화가 가능한 테이블에서

일행과 함께 담소를 나눠도 좋고

편안한 자세로 음악 감상석에 앉아

오직 흘러내리는 재즈에만 집중해도 좋다.

무대 쪽으로 향한 음악 감상석을 차지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기대어 앉아

땅 끝 깊숙한 곳으로부터 울러퍼지는

재즈에 귀를 기울이며 지긋이 눈을 감았다.

마지막으로

재즈깃사[ジャズ喫茶쟈즈깃사 ] 이야기를 더하며.

재즈깃사는 재즈[ジャズ 쟈즈]와

찻집[喫茶店 きっさてん 깃사텐 ]의 합성어로

재즈를 들으며 커피(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을 말한다.

1961년 [아트 블래키& 더 재즈 메신저]의

첫 일본 투어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재즈 붐이 시작되었고

유명 재즈 뮤지션들의 일본 투어가 계속되면서

일본 뮤지션들과의 합동 공연도 늘어갔다.

그러나 그들의 연주를 라이브로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대도시의 일부 사람들에 불과했다.

라디오에서도 FM 시험방송을 시작으로

음질 좋은 재즈 전문 방송이 생겨났지만,

고가의 오디오 장치로

마치 눈앞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체험이 가능했던 재즈깃사는

재즈 붐과 함께 전국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참, 일본의 첫 재즈깃사는 1929년 도쿄의

혼고아카몬마에(本郷赤門前)에 창업된

[블랙 버드]라고 한다)

재즈깃사는 보통 천 장 정도의 레코드를 보유하고

고급 오디오로 쿵쿵 울려 퍼지게 재즈를 틀어주었다.

당시 수입 레코드의 가격은 3000~3500엔 전후

일본 국내 레코드의 가격은  2500엔 전후로

커피 한 잔(100엔 정도)으로

수많은 레코드를 들을 수 있고

재즈 지식까지 습득할 수 있는 재즈깃사에

팬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당시 재즈깃사는

무언의 룰로 잡담을 금지했으며

독서는 가능하나

페이지를 넘길 때 소리가 나는 신문 읽기 등

음악 감상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금지했다.  

*고베 재즈 역사

*재즈깃사와 일본 고유의 재즈 문화  

jazztownkobe 참고

jazz-kissa 참고

**ジャズ クラブソネ JAZZ C LUB SONE **

주소 : 兵庫県神戸市中央区中山手通1-24-10

가는 길 : JR모토마치역 남쪽 도보 3분

영업시간 : 13:30 ~ 16:00

 (라이브 : 14:00~, 15:00~)

17:00〜23:00  (라이브 : 18:00 ~)

쉬는 날 : 연중무휴 (1/1~1/3 휴일)

**ジャズ喫茶 ジャムジャム JAZZ Jam Jam **

주소 : 兵庫県神戸市中央区元町通1-7-2、F1

가는 길 : JR모토마치역 남쪽 도보 3분

영업시간 : 12:00〜23:00

휴일 : 부정기적

이전 12화 [여행속여행] 히메지죠(姫路城),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