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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Jun 12. 2024

[여행속여행] 고베 규동 히로시게/키소지 샤브샤브,

고베 여행

고베에도 맛집은 많았다.

고베규를 찾아가야 하는 게

고베 여행의 A코스겠지만,

그러려면 웨이팅이라는 조금 높은 허들이 있다.

고민했다.

그 시간을 내어줄까 말까를.

그러다 찾아냈다.

최대한 시간은 절약하고

맛도 절대 빠지지 않는

나의 욕망을 적절하게 채워줄 곳을.

[神戸牛丼 広重: 고베규동 히로시게]

운이 좋았다.

점심시간 끝자락을 애써 맞춰서 줄을 섰더니

주인아저씨가 조금 뒤 마지막 줄인 나의 뒤로

오늘 점심은 끝이 나서 죄송하다는

입간판을 살며시 가져다 놓으셨다.

(내가 오늘 점심의 마지막 손님인 거다)

가게는 주인아저씨 혼자 운영하고 있었다.

아담한 사이즈의 공간은 양쪽으로

5명이 벽을 보고 앉을 수 있는

카운터 테이블이 있고

안쪽에 오픈 주방이 있다.

주방으로 들어간 주인아저씨가

순서대로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 손님에게 직접 오지 않고

주방 안에서 손님 한 명 한 명

눈을 마주치며 주문을 받았다.  

모두들 조용히

아저씨의 말에 주목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는데,

그 풍경이 조금 재밌었다.

왜 그런 순간은 긴장을 하게 되는지

모두들 살짝 떨리는 듯 목소리가 작았고

차례대로 주문을 하는 사람에게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레 모였다.

주문 방법은 사이즈 선택 ( 후츠/라지)

다음은 달걀 선택

 (타마고(날달걀)/온센타마고(온천달걀)

/타마고나시(달걀 필요 없음)

나는 (후츠, 타마고나시)로 주문했다.

규동에는 달걀이 없는 게 좋으니까.

규동이 나오기 전에

주인아저씨와 손님의 대화를 살짝 엿들었는데

규동에는 설탕을 전혀 넣지 않는다고 하길래

맛이 더 궁금해졌다.

이렇게 볼륨감 넘치는 규동은 처음이다.

그래도 조금 단맛이 나지 않을까 했는데

단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은한 쇼유 맛이 부드러운 쇠고기를 감싸주어

입안으로 가져갈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거기에 야채를 듬뿍 넣은 담백한 미소시루까지,

나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멋진 한 끼였다.

*고베 규동 히로시게*

영업시간 : 11시~15시, 17시~23시

쉬는 날 : 부정기적

가는 길 : 산노미야역 8번 동쪽 출구 도보 5분

주소 : 兵庫県神戸市中央区中山手通1-22-21

.....................


꼭 고베에서  [키소지]를

가야 할 이유는 없지만,

[키소지]라는 간판을 본 순간

몰아치는 샤브샤브 생각에

나는 도저히 그곳을 스쳐 지나갈 수가 없었다.  

이곳의 매력은

고베항이 내려다보이는 야경이지만,

난 예약 없는 손님이었고

그 시간은 저녁시간의 피크였고

아쉽지만

내가 앉을 수 있는 창가 자리는 하나도 없었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예약 없이

샤브샤브를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메뉴는 늘 변함없는 샤브샤브 코스.

[키소지]는 지점이 많지만

메뉴가 거의 비슷하고 사용하는 식기도 거의 같다.

하지만, 지점마다 느낌이 다른데

익숙한 걸로 치면

역시 신주쿠 산초메점이 편하다.

아마 도쿄에 있었다면

[키소지]를 혼자서 갈 생각은 못 했을 것이다.

고베라서,

여행 중이라서 가능했던

나 홀로 샤브샤브.

[키소지]의 샤브샤브 고마타레는

여전히 짙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두서너 번 샤브샤브하다 꺼낸

쇠고기와의 궁합은 환상이었고,

먹는 내내 도쿄의 추억을 돋게 했다.

도쿄를 가도 혼자서는 못 갈 것 같은

[키소지]에서의 귀한 나 홀로 샤브샤브였다.

*키소지 HL점 (고베하버랜드점)*

영업시간 : 11시~15시, 17시~21시30분

(일요일 /공휴일 11시~21시30분)

쉬는 날 : 연중무휴 (임시 휴일 있음)

가는 길 : 고베 역에서 도보 5분

주소 :  神戸市中央区東川崎町1-8-1 プロメナ神戸 1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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