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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사기 Aug 17. 2024

[부산여행] 부산타워/밤바다,

짧은여름여행

팥빙수를 먹고 가려 했던 부산 타워는

늦은 오후로 시간으로 바꿨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남포동 어느 골목에서 발견한

용두산 공원으로 이어진

비밀스러운 오름길을 따라 위로 위로.

처음 올라온 부산 타워,

부산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뷰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일상이 묻어나는 항구 풍경,  

바다를 가르는 크고 작은 배의 움직임,

빼곡한 건물 사이로 뻗어있는 좁다란 길,

다채롭고 생동감 넘치는

전망대에서 펼쳐진 부산 풍경은

어둠이 내려앉을 때까지

우리의 발을 그곳에 그대로 묶어두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옅은 구름이 덮인 산 너머로

하얀 초승달이 모습을 들어냈고

곧이어 산 아래로 불빛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불빛은 바로 코 아래까지 번져와

마을을 반짝임으로 가득 채웠고,

그 사이 행운의 소나기까지 내려

야경에 선명함을 더해주었다.

타워를 내려와 뒤돌아보니

조금 전까지 머물렀던 그곳이

아늑한 꿈처럼 느껴졌다.

어둠이 내려앉은 부산의 밤,

여름밤의 절정은 역시 밤바다.

그렇게 우리는 광안리로 향했다.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즐기는

펍에서의 시간은 보물 같았다.

얼마 만에 맛보는 여름다운 여름인지

흥겨운 음악과 경쾌한 발걸음의 사람들

그리고 반짝반짝 쉴 새 없는 불꽃놀이까지,

여름다움을 모조리 모아놓은 곳에서

우리는 귀한 여름휴가를 온몸으로 만끽했다.

밤이 꽤 깊은 시간에 펍을 나왔지만

이곳은 시간이 전혀 상관없는 세상.

오히려 밤이 깊어지면 갈수록

사람들은 밤바다의 매력에 더 빠져들었다.

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닷가 끝자락을 따라 걸었다.

걸으며 광안대교가 없던 시절의

광안리를 떠올렸고

어느 여름의 꿈같았던 추억도

잠시 떠올렸다.

출렁이는 옅은 파도 소리 때문인지

살짝 오른 것 같은 술기운 때문인지

마음이 자꾸만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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