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게츠교에서 신년 해돋이,

여행처럼

by 우사기

일출시간 30분 전에 맞춰 집을 나섰다. 집을 나오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도게츠를 향하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잠시 잊고 있었다. 아라시야마가 일출 명소라는걸.

일출을 앞둔 도게츠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 시간이면 춤을 추던 새들도 오리 떼도 오늘은 어디로 숨었는지 눈에 띄지 않는다. 일출이 가장 잘 보이는 도게츠교의 왼편은 오늘을 일찍 준비한 사람들의 몫. 나는 한 발 떨어져 해가 돋기 전까지 산책을 즐기기로 했다. 이 와중에 주위 상황과는 상관없이 조깅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멋진 사람들.

짧은 날들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익숙해진 도게츠교의 일출. 해가 솟아오르는 정확한 방향을 알고 있다는 게, 해가 금태 같은 실줄을 보이면 그 이후로 얼마나 순식간에 떠오르지를 안다는 게, 왜 이리 우쭐한지 나도 모르게 살짝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일출시간에 맞춰 적당히 태양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찾았다. 태양이 꿈틀거리기 시작하자 그쪽 하늘이 온통 오렌지빛으로 바뀌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사람들의 특별한 에너지가 더해진 새해 첫 일출, 그 밝은 기운에 휩싸인 느낌이 더없이 좋다. 발꿈치를 아무리 들어도 보이지 않을 것 같던 태양이 사람들과 사람들 사이의 작은 틈으로 모습을 들어냈다. 자그마하지만 분명한 내 몫이 있었다. 충분히 아름다운. 나는 그 태양의 기운을 받으며 나지막하게 새해 다짐을 읊었다.

완전히 태양이 떠오른 후 뒤를 돌아보니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모두의 시선은 여전히 한 곳을 향하고.

해가 뜨기 전 도게츠교의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일출 풍경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열기.

일출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참새 방앗간은 콤비니. 얼어붙은 손을 녹이는데 홋또고히만한 게 없지.

그래서 나의 새해 첫 아침은 홋또고히, 유데타마고, 멜론 빵. 어느새 친숙해진 나의 모닝 3종 세트.

아아, 새해다.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픈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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