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by 동천 김병철

친구와 둘이서 주고받는

노오란 알루미늄 술잔에

우윳빛 막걸리가 넘실거린다

한 잔을 따르고 잔을 부딪히면

친구 눈 속에 빨간 봄꽃이 피고

또 한 잔을 따라 마시면

내 입술은 게거품으로 범벅이 된다

주거니 받거니 오가는 잔 속에

지나온 고단한 삶이 스쳐가고

살아갈 앞날이 훤히 투영된다

밤 깊은 줄 모르고 주고받다 보니

몇 순배 돌았는지 기억도 없고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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