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사이클 기준으로 했을 때 미국 로스쿨 원서접수는 가장 이른 학교들을 기준으로 8월 말에 시작됐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교들은 9월을 시작으로 원서 접수를 받기 시작한다.
나처럼 일찌감치 미리 모든 서류를 준비한 사람들은 원서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지원을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입시생들은 연말, 혹은 이듬해 초까지 LSAT을 보고 지원을 하기도 한다.
가장 이상적인 지원은 11월 땡스기빙데이 전까지 라고 보는 게 정설이지만, 사람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꼭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 접수 마감은 대부분 4월까지인데, 그 해 사이클에서 가장 늦게 막차로 지원하는 건 2월 말 정도로 보면 된다. 3월이나 4월에도 지원서를 받고 있어서 이론상 지원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추천하지는 않는다.
나의 경우 앞서 말했듯 미리 모든 서류가 준비되었기 때문에 9월과 10월에 서류 접수를 끝냈다. 학교마다 조금씩 요구하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원서 접수 자체도 하나하나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일이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대중은 없겠지만, 대강 레딧을 둘러보면 평균 20군데 전 후로 전국에 있는 로스쿨들에 접수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지원서 접수를 하다 보면 불합격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주 많은 학교에 패닉 어플라잉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간혹 40여 군데까지 지원한 사람들도 가끔 볼 수 있는데, 여러 모로 대단한 것 같다.
원서 접수를 하고 난 다음부터는 끝없는 기다림이 시작된다. 미국 로스쿨 입시는 롤링 어드미션이라고 불리는 선입 선출 방식을 따른다. 먼저 지원하는 사람들에게 입학의 문이나 장학금의 기회가 더 넓게 열린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번 입시를 겪으면서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들이 꼭 롤링 베이스를 따르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앞서 말했듯 모든 지원을 빠르게 마친 편에 속했는데, 그래서인지 11월부터 합/불/예비 여부를 받기 시작했다. 그래도 평균적으로 빨리 지원을 했으니, 적어도 2월에는 내가 어느 학교에 다니게 될 것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세상은 내가 계획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해가 바뀌고 1월이 되어 대부분의 학교들에서 결과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내가 이사 갈 곳을 정하는 핵심 학교들은 끝까지 고집을 부리며 몇 달간 나에게 아무 연락을 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그래도 무소식이 희소식이겠거니 하면서 도를 닦는 심정으로 기다림을 이어 나갔다.
기다리는 동안 나는 나보다 훨씬 늦게 지원한 사람들이 나보다 먼저 결과를 듣게 되는 것을 몇 달 동안 지켜보았다. 기다리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기에 그래도 2월 안에는 다 정해지겠거니 생각하며 하루하루 달력에 X자를 쳐가며 버텨냈다. 놀랍게도 2월 한 달 내내 나는 어느 로스쿨에서도 연락을 듣지 못했다.
대체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이곳저곳 찾아보니, 올해 지원자 수가 작년보다 20%, 많게는 25% 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그래서 특정 학교들은 기존보다 훨씬 많은 지원자들을 받아야 했고, 그로 인해서 모든 프로세스가 밀려버린 것이라고 한다. 몇몇 학교는 기존보다 사이클이 느려지는 것에 사과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3월의 절반이 지나간 지금, 나는 아직도 마지막 학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지금껏 합격을 한 학교들을 바탕으로 어느 지역으로 이동을 해야 할지 큰 윤곽은 정한 상태이다. 예비 번호를 받은 학교들도 많이 있어서 추합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거주 지역에 대해서 큰 변경은 없을 것 같다.
4월부터는 모든 학교들에 디파짓 납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 내가 예비를 받은 학교들은 그 후에나 어떤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WL를 받은 학교들의 결정까지 계속 기다리게 된다면 아마 입시의 끝은 길게는 7월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길게 보면 거의 1년이 걸리는 미국 로스쿨 입시, 잘 마무리 지어서 로스쿨 생활이 시작되기 전까지 합격의 성취감과 행복을 누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