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쿨 입시가 한창인 요즘, 많은 학교들로부터 오픈하우스 참석 제의를 받았다.
오픈하우스는 예비 지원자, 혹은 지원자, 합격자들에게 로스쿨 프로그램에 대해 알리는 자리라서 특정 학교에 관심이 있다면 그 학교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나는 지금까지 5군데의 학교에 합격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입학 가능성이 높은 로스쿨 오픈하우스에 참석하기로 했다. 거리상 직접 참석하기는 어려워, 줌미팅으로 참석을 했다. 다행히 시차가 없는 곳이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야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학교에서 제공해 준 줌미팅 링크로 들어가니 오픈하우스의 시작을 알리는 경쾌한 톤의 교수님의 인사말이 시작되었다. 교수님의 이력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현재 하시는 강의에 대한 설명, 그리고 로스쿨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현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것 같았는데, 정말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느꼈다. 전국 각지에서 오픈하우스 참석을 위해 몇 시간을 날아온 사람들이 저렇게나 많다니, 내 입장에서는 그저 놀라웠다.
부학장님의 간단한 발표 후에 우리는 두 그룹으로 나누어져서 작은 샘플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Tort law를 가르치는 교수님의 강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고 있으니 갑자기 긴장이 됐다.
줌미팅이라서 직접 강의에 참여하기는 어려웠는데, 현장에 있는 예비 학생들은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미국 로스쿨은 소크라테스식 교수법(Socratic Method)을 사용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교수님이 하시는 여러 가지 질문에 여기저기 손을 들고 대답하는 모습에 여러 생각이 스쳤다. 어떻게 저렇게 강의 내용에 대해서 잘 알까? 하는 궁금증부터, 자신감 있게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에 위축이 되기도 했다. 이제 가을학기부터 저런 학생들과 섞여 함께 공부해야 한다니 큰일이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지금 재학 중인 학생들과의 문답이 이루어졌다. 예비 학생들이 여러 가지 질문들을 던졌는데, 다들 생각하는 게 비슷했다. 특히 기억나는 것은 로스쿨 학생들 간의 경쟁과 학풍에 관련된 것이었다. 예비 학생들은 학생 간 경쟁이 너무 심하면 어쩌나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는 게 현실인데, 다행히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 간의 화합과 서로 돕는 문화 형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학교가 단순 강의만 제공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학교를 다닐 때 학생들 간에 서로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도와주는 문화를 만들어서 서로가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네트워크는 나아가서 졸업 후에도 동문들 간의 고리를 굉장히 탄탄하게 만들어 두어서 취업을 할 때 타 로스쿨 졸업생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학생들과의 문답 시간을 끝으로 나를 포함한 줌미팅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오픈하우스 참석을 마치게 되었다. 현장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은 패컬티 및 재학생과 함께 점심 식사도 하고 학교 투어도 진행한다고 한다. 아쉽게도 오후 세션에는 참여가 어려웠지만, 온라인으로라도 오픈하우스에 참석하여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