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 + W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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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에 있더라도 대부분의 문제는 의식주와 Wi-Fi로 귀결된다.
캠프에 참여한 다른 가족은 한 달정도 학교 근처 숙소를 잡거나, AirBnB 등으로 숙소를 잡고 밥을 직접 해먹기도 한다. 발리에서 우붓이란 지역은 발리섬 내륙의 정글같은 지역이지만, 오랫동안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라 숙소와 음식점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하지만, 우리는 집에서도 안해먹는 밥을 거기서 해먹을리 없기 때문에, 학교는 교외에 위치한 숙소를 잡으면 밥을 먹으려고 항상 택시를 타고 나와야 하기 때문에, 숙소 선정의 기준은 주변에 밥집이 많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숙소가 불편하면 한달 동안 우울할거 같아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일주일 간격으로 호텔을 바꿔서 예약했다.
이렇게 간단하게 집과 음식이 해결되면, 업무를 하기 위해서 Wi-Fi가 잘 터지는 곳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이 Cafe들은 Wi-Fi가 잘되지만 관광지에 하루종일 자리잡고 일하긴 민폐라, 주로 호텔 로비나 요즘 대세인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다닌다.
#코워킹스페이스
우붓의 코워킹 스페이스는 휴양지인지 업무공간인지 구분이 안갈 그런 곳이 많다. 코워킹스페이스 가격은 글로벌 스탠다드라 월 단위가 아니라 일단위면 2만원 정도 한다. 현지인 대상이 아니라 모두 노마드들을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곳을 가나 비슷한 듯 하다.
호텔에 인터넷이 잘되는 곳은 호텔 카페에서 일을 했지만, 아닌 곳이 걸리면 코워킹스페이스를 갔다. 역시 기준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갔다.
정말 우연히 알게되어 가게됬는데, 작은 건물에 깔끔한 사무실 같은 공간이나 휴식공간 회의실 발코니, 등등이 적당히 갖춰져있고, 무엇보다 쾌적한 느낌의 공간이였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머문 기간동안 손님이 딱 한 명 있었다. "나중에 이런데서 코워킹스페이스나 한 번 차려볼까?" 하는 생각을 바로 없애줬다고나 할가.
듀얼모니터도 있고, 멀티탭도 있고, 거기다 행사기간이라고 1+1해주고, 24시간 운영된다. 일일권을 끊으면 시작 시간부터 다음날 그 시간까지 이용가능하다. 그래서 일끝내고 집에가서 쉬다 할게 더 생기면 다시 와서 이용할 수 있는 정말 사무실이다.
대단한 것은 관리자가 한명있는데 (분명 6시 퇴근이라고 벽에 써있는데) 4~5시쯤 집에 일이 있다고 간다. 신뢰의 사회. "고양이가 들어올 수 있으니 문은 닫고 나가주세요" 라고 떠난다. 나름 모니터나 다양한 집기들, 컵라면, 스니커즈, 하루 하루 단기 고객인 내 이름도 모를텐데, 나를 믿고 그렇게 떠난다.
손님이 없어서 다른 개발자를 만나거나 할 순 없어서 좀 아쉬었지만, 나중에 다시 가게 된다면 아마 이용하지 않을까 (여기가 제일 싸다)
그리고 그 건물에서 5분정도 걸어가면 마리오가 있는 중국집이 하나 있는데, 거기 라면이 맛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중 하나이다.
여튼, 숙소나 사무공간은 생각보다 많아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어려운 것은 그 사이를 이동하는 이동 수단이다. 오토바이를 하나 렌트하면 쉬울텐데, 오토바이도 못 타고, 아이들도 있어서 대부분 걸어다닐 수 있는 지역으로 숙소를 잡고, 학교 픽업만 작년에 go-jek으로 알게된 운전기사와 별도 계약(?)을 하고 학교를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했다.
여기도 역시 관광지라 택시는 바가지가 좀 심하고, 우버나 고젝 그랩 같은 것들을 동네 기사들이 방해를 해서 중심가서 부르긴 쉽지 않다. (외곽에 눈길이 적은 곳에는 또 잘 온다)
여튼, 특별히 미리 준비를 안해도 Wi-Fi만 되면 대부분이 해결이 된다.
숙소도 몇일 묶다가 '쥐가 나와서' 바로 환불받고 다음 숙소를 찾아 예약하고, 이런 것들이 아주 오래전 배낭여행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그냥 booking.com hotels.com agoda.com 이런데서 걸리는 동네 호텔에 평점좀 보고 바로 예약하거나 가까우면 걸어가서 예약하면 된다.
그래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필요한 것은 SIM카드 이다.
모든 생활의 근간이 된다.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 그 시작은 SIM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