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열매

by ustulc

밤을 갈라내면

꿈처럼 흘러나오는 기억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왜인지 축제같은 악몽들.


우리를 봐, 함께 뛰어놀고 있어.

아니야, 나는 지금 쫓기고 있잖아.


우리를 봐, 서로 부둥켜안고 있어.

아니야, 너는 지금 붙잡혀 있잖아.


우리를 봐, 함께 춤추고 있어.

아니야, 나는 너를 사정없이 찌르고 있어.

그래, 나는 꼼짝없이 피를 쏟아내고 있어.


그 때,

문득 바깥을 내다보면


이미 죽어버린,

죽은 줄 알았던


이미 흘려낸 눈물,

흘려낸 줄 알았던


나는 죽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않은 채로

눈만 끔뻑끔뻑

그대로 천장은 내려앉고,

나는 도망칠 곳이 없고,

네가 내게 다가오면,

우린 피 흘리며 못 다 춘 춤을 출거야.


작가의 이전글후회형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