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를 위한 글쓰기
수다는 단순히 말하기에 그치지 않는다.
말이 통하는 누군가와의 수다는 소통을 통해 해방감을 준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한참을 떠들고 나면 속이 다 시원하지 않은가
수다 속에서 맞장구 쳐가며 공감하고 또 공감받는 순간, 큰 위로를 받기도 한다.
내게 수다는 꼭 필요한 생존 방식이다.
쉼 없이 말을 많이 하려는 것과 다르다.
매일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생겨난다.
대부분 흩어지기만 일부는 해소되지 못하고 쌓이기도 한다.
묵은 생각과 감정을 수다를 통해 털어내야 새로운 생각이 담길 수 있다.
수다는 일종의 해방창구인 셈이다.
평소 내 수다의 가장 큰 지분은 남편에게 있다.
남편과 대화가 통하고 함께할 시간이 넉넉히 주어진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라 생각된다.
반면 수다가 고픈 친구들은 멀리 있거나 바쁘다.
각자의 삶의 영역에, 일터에, 가정에 시간을 할애하고 나면 한 곳에 모여 이야기할 시간이 없어서 늘 아쉽다.
입으로 하던 수다를 키보드 수다로 대신 털고 있다.
키보드 수다가 입으로 하는 수다보다 좋은 점이 있으니 고쳐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종종 수다 중 던져진 말조각이 뒤늦게 부끄러워서 이불 킥하는 일이 생긴다.
그 순간, 그 상황에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후회하고 혼자 반성해 봤자 던져진 말조각을 되찾을 길은 없다.
그런데 키보드 수다는 정제되지 않은 말들을 다듬을 기회를 주고, 더 나아가 뒤늦게 고칠 기회도 준다.
덕분에 맘편히 키보드를 털어댄다.
괜히 억울했던 얘기, 조금은 부끄러운 얘기, 답답했던 얘기를 타다닥 두들기고 나면 입수다 만큼 개운하다.
입이 근질거리듯 손이 근질거린다.
하고 싶은 말들을 입 대신 키보드를 통해 쏟아낸다.
조금 다듬고 좀 더 생각해서 일방적으로 세상에 내 수다를 던져놓는다.
열린 세상으로 나간 내 수다는 눌러지는 공감과 수고롭게 작성해주는 소통의 댓글로 나누는 수다가 된다.
내 수다를 읽어주는 당신께 감사하다.
기꺼이 공감을 눌러주는 수고가 고맙다.
소통을 위해 생각을 남겨주는 댓글은 늘 감동이다
내가 던지는 수다가 당신께 닿아서 함께하는 즐거운 수다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수다를 적는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