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의 모닝 맥주 한 모금
이라 말하기에 부끄러운 500ml네요 ㅋ
전생이 나무늘보였을 거예요.
천성이 게으르고 눕기를 좋아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전혀 심심하지 않아요.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멍 때리고 있으면 참 행복합니다.
멍 때리기 대회에 나가면 입상할 자신이 있는 1인입니다.
버뜨,
현생은 그러하지 못합니다.
천성을 거스르며 열혈 워킹맘으로 살아갑니다.
맞벌이하며 아이들 건사하고 집안일해야 합니다.
초등 남매 공부를 주로 집에서 시키니 퇴근 후에도 아이들과 거실에 모여 각자의 공부 또는 책을 읽어야 해서 휴식은 없습니다.
K - 워킹맘 삶 그 잡채예요.
심심한 게 뭔가요?
휴식은 마트에서 파는 걸까요?
선미처럼 24시간이 모자라~ 이 모자란다며 울부짖으며 (물론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분초를 나눠가며 한주를 보냅니다.
치열한 월화수목금을 보내고 지금은 토요일 아침입니다.
캠핑장에서 맞이하는 여유있는 시간이예요.
어제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왔기에 이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주말을 캠핑장에서 보내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짐을 챙기는 수고를 치르기는 했습니다.
이제 일주일 내내 텐션 높이며 달리기만 한 저에게 선물을 줄 시간입니다.
냉장고를 열어서 맥주 한 캔을 땁니다.
(원래 아침을 안먹는 편이라)
빈속에 콸콸 맥주가 들어갑니다.
긴장의 끈을 놓고, 정신도 슬쩍 놓아버립니다.
토요일 아침, 차가운 맥주 한 모금은 여러 사람 몫을 살아가는 저를 향한 셀프 칭찬입니다.
한손에 맥주를 들고 그간 읽고 싶은데 틈이 안 나서 못 본 책까지 펼치면 정말 완벽해집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붑니다.
낮게 들려오는 새소리 마저 완벽한 날이네요.
전, 이 시간을 좀 더 즐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