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엄마, 교사, 경기도 거주, 은행과 반띵한 집, 작고 통통한 동네 흔한 40대 여자, 그게 나다.
평범하고, 그래서 심심했다.
평범하고 심심하다는 건, 한편 고민 없이 무난하다는 뜻일 것이다.
허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릴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평안은 감사함보다 따분함이 컸고, 고요한 행복은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권태로웠다.
삶에 대한 싫증은 순식간에 일상에 대한 불만으로 옮겨 붙어 까닭 없이 주변 사람에게 짜증을 부리기도 했다.
어제를 지나고 맞이한 오늘도, 아직 오지 않은 내일도 모두 복사본 같은 낮과 밤이었기에 기대감이 없었다.
무료함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렇게 나는 따분하게 40대를 지나고 있었다.
독서모임을 함께하자는 첫 제안글, 이 글에 나는 댓글을 달았다.
독서모임?
갸웃하면서도 시선이 머물렀다.
MBTI가 극강 I라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긴장 그 자체인데 웬일로 호기심이 일었다.
참여를 떠올리는 것 만으로 용기가 필요했는데 난 이미 댓글에 신청을 하고 있었다.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간절함이 빚은 돌발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난 사브작 북클럽의 일원이 되었다.
2주에 한번 금요일 밤 9시 30분에 줌으로 독서모임을 하며 현재까지 19권의 책을 함께 읽었다.
독서모임으로만 머물지 않고 함께 브런치에 글을 쓰고, 서로 글쓰기를 독려하고, 서로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가 되어준다.
그간 몇 번 정기모임을 갖었고 일상 속에서도 활발하게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눈다.
내성적이라는 이유로 누군가 내 삶의 영역에 들어오는 것을 늘 경계하던 나인데 이상하게 멤버들에게는 곁을 내준다.
그들의 참견이 즐겁고, 따듯한 조언이 힘이 된다.
그들과 함께하는 글 쓰고, 책 읽기, 그리고 독서 후 대화를 통해 내 삶의 따분함은 증발되었다.
확언처럼 쏟아내는 우리의 사소한 기획들이 내 삶을 무늬롭게 하고 있다.
접촉사고처럼 우연히 내 삶에 끼어들어준 내 북클럽 멤버들
이제는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사브작 북클럽
끝까지 함께다.
왜냐면
"난, 그대들과 함께하면 기분이가 조크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