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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해지리 Mar 04. 2024

쿠크다스가 강철을 길렀다라

라는 제목으로 연재하는 이유.

제 멘탈이 쿠크다스이기 때문이죠.


한동안 잊고 살았습니다.

본디 쿠크다스지만 육아하며 제법 단단해졌다고 믿었습니다.

어느덧 불혹도 훌쩍 넘었고 그동안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도 겪었으니 단련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줄 알았지요.

그러다 지난 열흘 멘탈이 바사삭 부서지는 지옥 같은 구간을 지나오며 새삼 단단한 내면의 힘이 중요하구나 뼈에 새기고 있습니다 .  


고등학교에 근무합니다.

새 학기에 다들 기피하는 수업계 업무를 맡았지요.  

모든 구성원의 시간표를 작성하는 업무로 고난도 스도쿠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스도쿠는 모든 가로줄, 세로줄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다 같이 완전해지지만 시간표를 그렇지 못합니다. .

고교학점제 이후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줘야 하며, 그 과정에서 순회 교사가 발생해서 여러 학교 사정을 모두 고려한 시간표를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에 각 과목의 특성을 고려해서 특별실이 겹치지 않아야 한다던가, 한 번에 4-5시간씩 연속 수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던가 기타 등등의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죠.

조건에 모두 부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 각고의 노력으로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 작업했답니다.

결과에 배부했을 때 누군가는 만족했고, 누군가는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가벼운 투정도 있었고, 왜 하필 나냐며 불평도 있었고, 이게 맞는 거냐는 비난도 있었습니다.

그중 몇 개는 날카로워서 여과 없이 당하고 대차게 아팠네요.  

'어쩔 수 없는 거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라고 생각하고 지나가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되지 않습니다.

쿠크다스 멘탈에게는 이성적 판단이 있으나 무력하고 언제나 불안정한 감정이 훨씬 강력합니다.  

일부였지만 비난이 있었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못고, 그것을 굳이 기억하고, 되새김질하다가 급기야 헛구역질을 하는 지경이 되었지요.

2-3일 간 멈추지 않는 전화벨 소리에 용건도 확인 안하고 지레 겁을 먹고는 긴장해서 심장이 벌렁거리다 못해 너덜너덜해졌습니다.

굳이 설명하기 위해 글로 옮겨놓으니 별것도 아닌 것에 호들갑이다 싶지만 실제로 저는 저렇게 행동합니다.  

몇 마디 말에 쿠크다스 멘탈은 산산조각이 되었고 새 학기를 참으로 매갈이 없이 시작했습니다.




엄마처럼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아이들이 되길 바라며 정서가 단단하 나이로 키우려고 무던히 노력합니다.

자라면서 종종 겪게 되는 좌절, 실패, 상처에 엄마보다는 훨씬 의연하게 대처하는 아이들이길 바랍니다.

내면의 연약함이 아이의 삶을 삼키지 않도록 단단해지길 바라며 크게 다음 4가지를 염두하고 키웁니다.


1.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아이로 키우자.

유아시기에는 누구나 대단한 나르시시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조금씩 움츠러들기 마련입니다.

존재만으로 귀여움을 독차지 하던 시절이 점차 끝나면서 칭찬이 줄어들고, 학업 성적으로 비교 당하고, 외모로 판단하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온건히 나를 사랑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내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있겠습니까만, 그 사랑이 와전되어 성장할수록 성적에 집착하고, 남과 비교하기 일쑤입니다.

그저 존재만으로 사랑함을 알려주고 또 알려줍니다.

아이가 자라도 매일 충분히 말해주려고 노력합니다.


2. 긍정적인 사고 연습하기

생각도 연습입니다.

부모와의 대화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떠올리고 상상하도록 하는 대화를 많이 합니다.  

벌어지지 않은 쓸데없는 미래의 고민을 현재로 끌고 와 시간 낭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식으로 시간 낭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러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그와중에 큰아이는 수위 조절에 실패해서 살짝 도가 넘치는지 만사 천하태평형이 된 듯 하지만 엄마처럼 전전긍긍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아 보입니다.


3. 아이들에게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는 걸 각인시켜 줍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대화 시간이 줄어듭니다.

효율적으로 필요한 말만 나누다 보니 대화는 점차 온기가 없습니다.

사춘기 아이들과 부모님의 대화를 엿듣게 보면 사무적인 대화만 오고 갑니다.

어떨 때는 생사여부만 확인하는 정도로 느껴질 정도네요.

그러다보면 아이들이 잊어버릴까바 걱정됩니다.

1번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커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엄마 아빠는 늘 너희 곁에서 무엇이든 너희를 지지한다 매일 말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4. 언제나 들어주고 많이 대화합니다.

충분하고 제대로 된 가족간의 대화는 사춘기를 향할수록 빛을 발합니다.

아이들의 고민은 날이 갈수록 깊어질 텐데 그때 꼭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늘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가를 많이 고민합니다.

말이 통하는 엄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엄마,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엄마이고 싶습니다.

정말 큰 꿈이라는 걸 알지만 노력할 겁니다.

아이에게 생긴 일거수일투족을 알고자 함이 아닙니다.

아이가 품은 큰 고민을 혼자 끙끙대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는 부모이고 싶습니다.

그게 부모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하거든요.

 




덕분일까요?

지난 방학실날 반배정 폭망이라던 남매는 오늘 새학기 개학 첫날 '친구는 사귀면 되지 뭐'하며 발걸음도 가볍게 등교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하교하셨답니다.

새 학기 증후군이라는 건 엄마는 겪는 중입니다.

비록 교실에 친한 친구가 없지만 사귀면 되고, 친구네 반에 놀러 가면 되고, 혼자 있을 땐 책 읽으면 된다는 남매가 이야기를 들으며 건강하게 자라주어 고맙다고 안아주었습니다.

엄마와 다르게 강철처럼 자라는 남매가 새삼 고맙습니다.

정서가 단단한 아이로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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