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인생의 전환점에서 '귀인'을 떠올리곤 한다. 기회를 주거나, 방향을 틀어주거나, 삶을 윤택하게 만든 이들. 대부분에게 귀인은 좋은 영향을 준사람으로 기억되거나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가끔 다른 에너지를 가진 귀인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내 삶을 바꿔 놓은 이들이, 모두 '좋은 영향'만 준 사람들이었을까?
긍정적인 힘을 주는 이들을 ‘양의 귀인’이라 부른다면, 부정적인 경험이나 환경을 일으키는 ‘음의 귀인’도 있음을. 내 주변에 양의 귀인이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기회를 주는 상사, 응원을 아끼지 않는 동료, 힘든 시절 옆에 있어 준 친구가 있다.
그렇다면 음의 귀인은 나에게 반면교사의 역할을 한다. 부당하게 굴었던 상사, 이유 없는 비난을 던진 사람, 관계를 망친 이들. 서로를 비난하고, 편을 가르고, 거리를 두게 만들며, 방어적인 모습을 갖추게 한다. 그런 음의 귀인들을 경험하다 보면 늘 한 가지 생각으로 귀결된다.
‘저 사람처럼 되지 말아야지.’
‘저런 말과 태도는 결국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구나.’
양의 귀인이 닮고 싶은 사람이라면 음의 귀인은 닮지 않으려는 사람이다. 서로 향하는 에너지는 반대이지만 어쨌든 나를 고이게 하지 않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니까, 나를 힘들게 한 사람에게도 배울 것이 있었다. 그들을 통해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을 선택할 수 있었다. 내 말투를 돌아보는 일, 지나고 보면 사소한 일에 화를 낸 날, 그들은 나의 거울일지 모른다.
귀인은 꼭 빛나는 존재만이 아니다. 그림자를 통해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도 성장이다. 좋은 영향만이 사람을 만든다면 세상은 너무 단순하고 재미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생각한다.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느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그들로 인해 내가 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 모든 관계는 내 삶의 일부였고, 그중 일부는 '음의 귀인'으로 내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