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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Feb 10. 2017

양파 같은 나라, 터키 Turkey

Turkey Digest - 동서의 교차로 2

터키 여행의 빅 BIG 4

터키는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공식 면적 783,562㎢…. 남한 땅의 8배 해당하는 면적에 약 8천만의 인구가 살고 있습니다. 흔히 몇 개국 며칠…. 이런 이름을 단 상품을 생각하고 터키를 며칠에 다 보려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터키의 BIG 4라는 이스탄불, 에페소, 파묵칼레, 카파도키아를 보려면 적어도 일주일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터키 여행의 최소 단위를 8일로 잡습니다.



1. 이스탄불
- 유사 이래 가장 오랫동안 거대 제국의 수도로 이름을 지킨 도시



이스탄불은 서로마제국(비잔틴)의 수도로 1,100년, 오스만 트루크 제국으로 수도로 500년간 이어져 내려오며 번성한 도시입니다. 강력한 대제국의 수도로 자리를 지킨 만큼 남아 있는 유적도 많고 이야깃거리도 많습니다. 완전히 문화가 다른 두 제국이 이 도시를 기점으로 교차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비잔틴의 수도 콘스탄티노플 유적이 구시가지에 모여 있어 돌아보기 쉽다 해도 이스탄불을 하루에 다 보려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가능하면 이스탄불은 천천히 음미하며 보아야 할 도시입니다. 또한, 동양과 서양이 다리 하나로 연결되는 자리에 있다는 의의도 이 도시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진기한 경험입니다.


이스탄불 첫째 날


주요 관광 포인트 6개가 사방 1.5km 내외의 구시가지에 안에 몽땅 모여 있으므로 도보로 돌아보아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다리품을 팔며 천천히 돌아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 성 소피아 성당

6세기에 건축된 소피아 성당은 비잔틴 건축 양식의 걸작이라 불리며 세계 8대 불가사의라 칭합니다. 이성당의 돔형 지붕이 완성된 이후 천 년 동안 이 규모를 능가하는 돔을 건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놀랍도록 크고 오래된 성 소피아는 성당에서 이슬람 사원으로 용도가 변경되었다가 이제는 박물관으로 남아있습니다.


* 블루 모스크

오스만튀르크 제국이 비잔틴을 접수한 이후 소피아 성당을 능가하는 이슬람 사원을 맞은편에 건축하여 힘을 과시했습니다. 여섯 개의 첨탑과 기하학적으로 배열한 돔 구성이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사원의 원이름은 "술탄 아흐멧 사원"이지만 내부의 푸른색 타일 장식이 아름답고 독특하여 블루 모스크라는 애칭으로 불립니다.


* 예레비탄 사라이

지하 물 궁전이라는 애칭의 에레비탄 사라이는 비잔틴 시대에 도시가 포위를 당하였을 때를 대비하여 건설한 거대한 지하 저수조입니다. 소아시아 전역에서 운반해온 336개의 기둥으로 화려하게 만들어진 이 물 저장통은 지금도 온전히 보전되어있으며 규모는 폭 70M, 길이 140m에 달합니다.


* 히포드럼

2세기 로마의 황제 세비루스에 의해 지어진 검투 경기장이었는데, 4세기 무렵 비잔틴 황제인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검투 경기는 금지되고 말이 끄는 대전차 경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10만 명 수용이 가능한 이곳은 전차 경기장 외에 왕위 계승을 놓고 벌어진 수많은 전쟁의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 그랜드 바자르

비잔틴 시대부터 현재 그랜드 바자르가 있는 장소는 동, 서 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오스만 트루크가 이스탄불을 장악한 이후 (1455~1461년) 이곳은 두 개의 큰 아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활발한 상업활동을 위해 더 많은 장소가 필요하였고 그 결과 주 아케이드의 바깥 부분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나갔습니다. 오토만 시대를 거치면서 지진, 화재 등으로 여러 차례 소실되었지만, 곧 복구되어 현재에 이릅니다. 

18개의 출입구와 4천 개 이상의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그랜드 바자르는 세계의 가장 큰 시장 중의 하나로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명소입니다.


* 톱카프 궁전

보스포루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는 톱카프 궁전은 1453년, 오토만 제국의 설립 초기부터 건설되어 4세기 동안 꾸준히 그 규모를 70만 제곱미터까지 확장해 나갔습니다. 이 궁전은 오토만 제국 대대로 술탄이 거주했고 전성기에는 술탄과 그 가족 외에 5만이 넘는 시중들과 군사, 관료들이 거주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전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으로 보존하고 있으며 보스포루스 해협과 이스탄불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도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스탄불 둘째 날


신시가지 쪽으로 이동하여 돌마바흐체 궁전을 보고 골든 혼 끝자락 피에르 로티 언덕에 올라 아름다운 이스탄불을 내려다보며 찬 한잔의 여유를 가진 후, 보스포루스 해협을 운항하는 정기선을 타고 강 같은 바다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동시에 느끼는 일정을 끝내고 시끌벅적한 탁심 광장에서 이스탄불의 현재 모습을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돌마바흐체 궁전

오스만 제국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하는 19세기, 이를 만회하고자 서구화를 추진하던 술탄 압두메짓 1세가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하여 50만 금화(현재 돈 5억 불 이상의 가치)를 들여 이 왕궁을 1856년에 완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왕실 재정을 악화시켜 제국의 멸망을 초래하는 도화선이 됩니다. 돌마바흐체는 "가득 찬 정원"이란 뜻으로 톱카프 궁전이 바라보이는 골든 혼 맞은편 해변을 흙으로 메워 세운 곳입니다. 궁의 내부 장식과 방들을 꾸미기 위해 총 14톤의 금과 40톤의 은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3층의 대칭 구조로 지어진 궁의 내부에는 285개의 방과 43개의 홀, 280개의 화병, 156개의 다양한 시계, 4톤과 2톤 중량의 샹들리에를 포함한 36개의 샹들리에, 58개의 크리스털 촛대, 560점 이상의 그림과 대형 카펫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피에르 로티 언덕

터키 시내와 보스포루스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은 실재 인물인 프랑스 소설가 피에르 로티를 추모하기 위한 커피숍이 있습니다. 로티가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골든 혼 전망을 너무나 좋아하여 그의 이름을 따서 '피에르 로티 Pierre Lote' 언덕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이스탄불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 보스포루스 해 유람선

보스포루스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있는 해협으로 흑해와 마르마라 해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길이가 약 30km, 넓은 곳의 폭이 3,500m, 좁은 곳이 700m로, 물 흐름이 세차서 여기저기에 소용돌이가 칩니다. 양측 해안에는 고대 유적지, 그림같이 아름다운 전통적인 터키 마을, 울창한 숲 등이 곳곳에 있어 장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음식점, 찻집, 별장 등이 있는 매우 조용한 곳입니다. 고대부터 지중해와 흑해를 잇는 이 해협은 국제 무역의 통로로 지금도 매년 38,000여 척 이상의 배들이 이곳을 통과하고 있는 해상 요충지입니다.


* 탁심 광장

이스탄불에서 유동인구 가장 많은 쇼핑과 상업의 중심지가 바로 탁심 광장입니다. 광장 중앙에는 터키 독립 기념문과 초대 대통령인 무스타파 케말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광장의 북쪽 춤휘리예트가에는 고급 호텔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2. 에페소 - 로마제국의 유적을 만나는 곳



에페소는 로마 시대에 가장 번성했던 도시 중의 하나이며 유적이 비교적 잘 보존된 지역 중 하나입니다. 많은 부분이 무너져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지만 지리적으로 파묵칼레와 가까워서 관광객이 꼭 들러 보는 도시입니다. 유적지를 돌아볼 때는 가이드 투어가 아니라면 적어도 자세한 안내책자와 지도를 참조하여 무너진 돌들이 예전엔 어떤 건물이며 용도가 무엇인지 알아야 재미가 있습니다. 또 에페소는 복음사가 누가의 무덤, 사도 요한 기념교회, 성모 마리아의 집이 있는 곳으로 성지 순례지로도 유명합니다.



3. 파묵칼레 - 세계 자연유산 목화의 성



파묵칼레는 터키어로 목화의 성이라는 뜻입니다. 이 지역이 면화 생산이 많기도 하지만 자연이 만든 하얀색 다랑논의 거대한 모습이 목화를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곳은 로마 시대부터 온천이 유명하여 고대도시 히에라폴리스가 건설되었고 온천 휴양지로 번성한 곳입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습 덕에 관광 휴양지로 유명해졌습니다. 히에라폴리스 고대 유적지와 파묵칼레가 같은 장소에 있어 반나절 투어로 충분하지만, 기왕 파묵칼레에 들렀다면 고대 로마 시대로 돌아가 노천온천에 몸을 푸는 온천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 파묵칼레가 형성된 과정

파묵칼레의 특이한 형태와 백색 지형이 만들어진 비밀은 이 지역에서 수만 년 전부터 뿜어져 나오는 온천물의 성분 때문입니다. 이 온천물은 탄산칼슘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지표로 나온 후 탄산이 증발하여 남은 하얀색 석회석이 층을 이루며 석회봉과 웅덩이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온천수를 과하게 개발하여 점점 황폐화한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4. 카파도키아 -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



카파도키아와 스머프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근래 카파도키아가 스머프의 동네로 더 널리 불립니다. 이유는 이곳의 지형이 만화에 나오는 버섯 모양의 스머프 집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풍광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신기한…. 그리고 광대한 지역에 산재한 카파도키아의 외계 풍경은 언제 가도 우리에게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상상력을 동원하게 합니다.


* 카파도키아 지형이 만들어진 이유

카파도키아 동쪽과 남쪽으로 에르지아스(3,917m), 하싼 (3,623m), 멜렌디아즈 (2,963m) 산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수백만 년 전 이 산들이 화산 폭발을 하여 무수한 화산재를 쏟아 내어 카파도키아 전역을 뒤덮었습니다. 그 위를 용암이 덮으면서 강도가 서로 다른 지층이 형성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화산재는 응회암이라는 돌로 변하고 극심한 풍화 작용 때문에 현재의 기묘한 지형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땅속에 묻혀있는 응회암은 흙처럼 파기 쉬우나 공기와 접촉하면 단단히 굳는 성질 때문에 땅굴을 파거나 주거의 형태로 변형하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 지하도시...

버섯 모양의 기암괴석으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카파도키아를 더욱 경이롭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최대 3만 명까지도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 지하 도시들입니다. 이곳의 형성 시기에 관한 정확한 자료는 알려지지 않으나 히타이트 시대부터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발굴되어 일반에게 공개되는 대표적인 지하도시는 데린구유와 카이마클리이며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지하 도시가 발견되어 발굴 중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잘 보존된 곳이 "데린구유" 지하도시입니다. "깊은 우물"이라는 뜻인 데린구유는 1965년에 처음 일반인에게 공개되었으나 실제로 관람할 수 있는 구역은 총면적의 10%에 지나지 않습니다. 미로처럼 얽혀있는 좁은 통로 곳곳은 무너져 내린 곳도 많지만 놀랍게도 내부의 자연 환기시설은 아직도 잘 작동하고 있습니다. 지하 도시는 총깊이가 70~80m에 달하는 8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층과 2층에는 마구간과 포도주 압착기, 돌로 만든 두 개의 긴 탁자가 놓여있는 식당 혹은 교실이 있고 3, 4층에는 거주지와 교회, 병기고, 터널이 있습니다. 십자가 모양의 교회, 지하감옥 및 묘지는 지하층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터키 여행을 준비할 때 유의점


터키 여행 코스 짜기

이스탄불을 기점으로 터키에서 꼭 들려 봐야 할 곳 4곳 (이스탄불, 에페소, 파묵칼레, 카파도키아)는 지도에서처럼 원의 형태로 나열되어있습니다. 이곳을 가기 위해 거치는 도시로 빼놓으면 아까운 곳들이 안탈리아, 콘야, 앙카라로 버스를 이용하여 한 바퀴를 돈다면 넉넉히 9일이 소요되며 육로 이동을 줄여 효율적으로 보자면 이스탄불-이즈미르 구간이나 카파도키아-이스탄불 구간을 항공편으로 이용하여 7일 정도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터키 여행을 하기 좋은 계절

터키의 위도는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4계절의 구분이 뚜렷합니다. 다만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을 받으므로 (고온 저습) 여름엔 햇볕이 따가워도 그늘에 들어가면 쾌적하고 시원합니다. 이런 기후대를 고려하면 봄부터 가을까지 여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겨울도 그리 춥지 않아 여행하기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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