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문화
1. 론 지
미얀마 남자들은 치마를 입습니다. 일부 계층의 사람들만 입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다 입어서 전혀 어색한 모습이 없습니다. 공식행사에서도 론지를 입고, 실생활에서도, 학교의 교복도, 모두 론지입니다. 영국 지배 시절 론지를 입는 것으로 자존심을 지켰다는 깊은 뜻도 있습니다. 이 치마는 아주 편하게 생겼습니다. 한 폭의 천을 옆단만 꿰매어 펼치면 넓은 밀가루 포대를 위와 아랫부분 잘라 낸 모습 같습니다. 포대 속에 들어 가 좌우를 접어 허리에 맞춘 다음 접힌 부분의 윗자락을 뱅뱅 돌려서 허리춤에 집어넣으면 끝! 남자와 여자가 론지를 접는 방법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론지는 남녀 공용입니다.^^ (남자는 몸을 중심으로 가운데로 접어 말고 여자는 몸을 좌측에 두고 우측의 남는 부분을 한 방향으로 접습니다)
당연히 미얀마의 기후 조건에선 이 론지가 바지보다 편하고 좋다고 합니다. 쉽게 세탁하여 건사를 할 수 있고…. 통풍이 잘되어 습기 차고 더운 날 이 옷이 아니면 견디기 힘들다고…. 호기심 많은 웃뺘가 기사의 론지 매듭을 확 잡아당겨보았습니다. 잘 풀리지 않더군요…. 카카 긴장을 풀고 있을 때 다시 한번 시도…. 결과는 어릴 때 친구들 바나나 먹인 거랑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낄낄
2. 다 나 까
"다나까"라는 발음에서 일본 냄새가 확 납니다만 사람 이름이 아니고 미얀마 전통 화장품 이름이 다나까입니다. "따나까"라고 표기하면 조금 나을까요? 자…. 미얀마에 첫발을 디디면 우선 남자들이 치마를 입었다는 자체가 재미있죠? 두 번째 눈에 뜨이는 것이 바로 이 따나까입니다. 멀쩡한 사람들이 얼굴에 진흙을 바르고 다니는 이상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성인 남자들은 잘 바르지 않고 어린이와 여자들은 어디에서든 얼굴에 뽀얀 진흙을 바른 모습이 보입니다. 곱게 펴 바르는 사람도 있지만, 장난기 섞인 모습으로 바른 사람도 있고…. 아무튼, 처음엔 좀 이상한데 자꾸 보면 나름 예뻐 보입니다…. 하하.
이 따나까는 진흙이 아니고 식물성입니다. 따나까 나무를 곱게 갈아 피부에 바르면 진정 작용도 되고 자외선을 차단하여 피부 노화를 방지한다는데 오랜 세월 미얀마 사람들이 직접 체험하여 검증된 천연 화장품이라 참 좋다고 하네요. 세계 각국의 유명 화장품 회사에서 따나까를 화장품 원료로 수입해 간다니 여러분들이 쓰는 파운데이션이나 자외선 차단제에 따나까 성분이 들어있을지도 모릅니다. 따나까는 나무를 으깨어 그냥 바르는 것이 기본인데 요즘은 사용하기 쉽게 분말로 파는 것이 많습니다. 적당량을 물에 섞어 죽처럼 만들어 바르면 끝! 팩처럼 써도 되고 그냥 자외선 차단제로 바르고 다녀도 됩니다. 천연재료여서 그냥 물로 씻으면 깨끗하게 닦아진다니 뒤처리도 간단하고…. 돌아올 때 따나까 한 통 사 왔는데 외출할 때 바르고 싶으신 분 연락 주세요. 듬뿍 덜어 드리겠습니다. 아~~ 따나까 가격 아주 쌉니다. 10불어치 사면 한 여름 잘 쓰고도 남을 만큼 살 수 있어용.
3. 꿍
인도를 다녀오신 분들은 이거 압니다. 빤(Pan)이라고 부르는 이상한 기호품. 예~~ 미얀마와 인도는 국경이 붙어있습니다. 당연히 미얀마엔 인도계 사람들도 많습니다. 비슷한 풍습도 많겠지요. 이번에도 검증을 위해 당연히 꿍을 씹어 보았습니다. 인도의 맛과 비슷합니다. 입에서 뻘건 피가 흐르는 것도 똑같고…. 미얀마 사람들이 즐기는 꿍은 빤과 똑같다는 결론입니다. 이놈도 담배처럼 중독 증상이 있어서 손을 대면 끊기 어렵다고 합니다. 각성 효과 때문에 운전기사들이 많이 씹는데 문제는 이놈을 자주 씹으면 치과 질환을 일으킨다는 겁니다. 이에 물이 드는 것도 문제입니다.
사진 한 장 보여 드리겠습니다. 저에게 론지 바나나 시험 대상이 되었던 우리 차 기사인데요. 이름이 뚠뚠입니다. 평소엔 멀쩡하게 보이다가 웃으면 저렇게 매력적(?)으로 변합니다. 꿍을 자주 씹으면 이가 저렇게 됩니다.
추가 : 대만에도 꿍이나 빤하고 비슷한 용도의 물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파는 방법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이건 별도로 소개해야 할 만큼 대만의 빤 문화는 재미있어요. 이름은 ‘빈랑’(賓郞)입니다. 대만 가시는 분들은 고속도로나 큰 도로 출입구에서 어떻게 빈랑을 파는지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4. 맨발의 청춘
미얀마 전역에서 꼭 지켜야 할 한 가지, 어떤 사원이든 맨발로 출입해야 합니다. 사원의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고 어디 든 널려 있으니 참으로 황당할 때가 많습니다. 차라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맨발로 다니는 것이 더 편할 때도 있습니다. 생각을 바꿔보면 사원을 맨발로 걷는 일은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참 신선한 일입니다. 맨발로 흙을 밟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미얀마에 가시면 발바닥 단련 좀 하시고 오시기를…. 1월은 기후가 서늘하여 햇볕에 따뜻하게 데워진 대리석이나 흙을 밟는 재미가 있지만 4월의 한낮엔 발바닥에 불이 난다니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5. 여성 출입금지 구역
불교를 숭배하는 나라에 가면 여자들 출입을 금하는 곳이 많습니다. (다른 종교도 그런 경우가 많기는 하네요. 가톨릭도 예전에는 그랬고 이슬람도 규제가 심한 편입니다) 미얀마를 여행할 때는 특히 여자들이 못 들어가는 곳이 많은데 이해를 하셔야 합니다. 동남아시아 대부분 나라는 여자들이 손을 놓으면 망할 겁니다. 남자들은 허구한 날 차나 마시면서 빈둥빈둥…. 여자들은 뼈 빠지게 논에 나가 일하고 집안 살림 다 하고 애까지 낳아주고…. 이러면서 여자들은 불상에 손도 못 대게 하고 심지어는 쳐다보지도 못하게 한다는 건 참…. 마누라 구박에 시달리다 보면 가끔 월남이나 태국으로 이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카
6. 독특한 소수 민족 까렌족 [ Karen]
미얀마엔 여러 소수 민족이 있지만 남부지방과 태국 북부 지방에 거처 특별한 소수 민족 까렌족이 살고 있습니다. 뻐다웅이라고도 부르는 이 민족은 여자아이가 어릴 때부터 목에 링을 채워 목이 길어진 민족입니다. 이 링의 수와 종류로 사회적 지위를 나타낸다는데 이제는 점점 이 풍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까렌족은 19세기부터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기독교를 믿는 신자가 특히 많습니다. 현재 미얀마에 있는 까렌족의 숫자는 200만 명 정도로 소수 민족 중 가장 많은 인구를 형성하고 종교적인 문제로 미얀마 정부와 자주 부딪히는 민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