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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tbia 김흥수 Jan 13. 2017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여행 단상

매사가 다 그렇지만 여행만큼 이 공식이 성립되는 경우도 드뭅니다. 

본인이 여행했을 때에는 입에 게거품 물고 자랑을 하다가 친구가 여행 다녀오면 돈지랄했다고 뒤에서 호박씨 깝니다. 

저처럼 대놓고 염장질해대면 이런 말 들어도 싸겠지만 정말 소중한 돈을 모아 어렵게 떠난 여행에 누군들 무언가를 얻어오고 싶지 않겠습니까?


다만, 착한 여행의 방법을 몰라 아쉬운 마음을 담고 돌아올 뿐이죠. 

푹 쉬다 왔다면 그게 남는 겁니다. 

몇 개국 다녔다고 자랑하는 것이 왜 손가락질 받아야 합니까? 

내 인생에 경험치를 늘린 자격증을 받은 겁니다. 

열나라 가본 것보다는 열한나라 다녀왔다면 조금 더 있어 보이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은 투자입니다. 

명품 가방 들고 다니시는 분들은 그것이 질겨서 들고 다니던가요?


돈! 돈! 돈!


여러분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을 들겠습니까? 경비? 시간? 건강? 용기…? 아니면 언어 문제? 아마 대다수 분은 돈이 우선되는 과제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마누라만 눈감아주면 틈을 낼 기회는 있습니다. 건강 상태는 아직 양호하고, 낯선 곳을 헤맬 자신감도 충분하고, 언어 문제는 불편하지만,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익히 체험했으니 걱정 뚝! 이지요. 문제는 늘 돈입니다. (돈! 돈! 돈! 할 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이 부분만큼은 저와 별로 친하지 않으니 피해가야겠습니다) 아무튼, 거지처럼 돌아다니던 호화 크루즈 여행을 하던 여행에서 돈이 든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기왕 써야 하는 돈, 어떻게 쓰면 돌아와서 뿌듯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관건이죠. 


돈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는 저가 이래라저래라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본인의 사정에 따라 잘 관리를 하실 테니. 다만, 극과 극은 좀 곤란한 것 같습니다. 여행이 탕진하러 나가는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되고 단순하게 도장 찍고 오는 자리가 되어서도 안 되겠지요. 보고, 느끼고, 먹고, 자고…. 비싼 것도, 싼 것도 골고루 섞어가며 분수에 맞게 체험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가격대비 만족도를 따져 적정하다고 느끼면 이따금 지갑을 열고 자신에게 상을 주는 기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매사가 다 그렇듯 넘치거나 모자람이 없도록 적절한 페이스 조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난 여행지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당황스럽다.


* 금고에 쌓아둔 돈이 숨을 못 쉴까 흥청망청하시는 분. 

* 귀금속과 명품 브랜드로 도배를 하신 분. 

* 무슨 맘으로 항공권은 끊었는지 의아스러울 만큼 숙소만 맴도는 분. 

* 잔돈푼에 목숨 걸고 절약여행 했다고 침 튀기며 자랑하시는 분. 

* 몇 푼의 돈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분. 

* 먹을 것 안 먹고 극기 훈련하시는 분. 

* 입장료 무서워 먼 길 와서 관람 포기하시는 분. 

* 세상에 먹을 음식은 한식뿐이라고 옹고집부리는 분.




배낭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첫 페이지부터 차분히 보아주시길 권합니다. 이 시리즈는 단행본 두 권 정도 분량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정독하시면 여행준비에 도움은 물론, 현지에서 시행착오도 훨씬 줄어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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