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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22. 2018

월급 도둑? 월급을 도둑질하면 안 되나요? 함께 삽시다

직장과 인간의 함수 관계

햇살이 뜨거운 2018년 8월의 대한민국은 날씨가 무덥습니다.

깊은숨을 들이쉬며 힘을 내 보려 하지만 육체는 땀에 젖고 정신은 혼미해져만 갑니다.

IMF이래 최악의 실업률, 자영업의 붕괴, 제조업의 몰락에 더하여 이제는 혐오와 증오에까지 이른 세대 간 & 남녀 간 갈등까지 온통 암울한 뉴스가 세상을 뒤덮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오늘 같은 날에는 어릴 적 읽었던 돟화속에서는 행복의 파랑새를 찾기 위해서 어디인지 모르지만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이 떠오릅니다.

결국 자신의 집에서 파랑새를 발견하고야 마는 이야기는 어릴 적 소년에게 열심히만 노력하면 언젠가 어디에 선가는 반드시 파랑새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은 아름다운 동화 속 해피 엔딩보다는 잔혹하고 슬픈 결말이 더욱 많음을 문득 깨 닫게 될 때, 세상에 대한 무서움과 자신의 무기력함에 절망하는 시간이 이어지는 순간 우리는 나이를 먹어갑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내면의 분노가 자신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타인을 이기적이라 여기게 되는 순간 동화 속 악당은 어느새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변해 있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의 고민은 사소한 일에도 참을 수 없이 솟구치는 화가 아닐까 합니다.

햇살이 따가워서일까요 아니면 나이가 먹어서 일까요..

어쩌면 이미 악당으로 변한 자신에 대한 분노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 자신이 악당일까요? 세상에는 더 큰 악당들이 많습니다.

회사는 나이를 먹고도 회사를 다니는 사람을 월급 도둑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악당은 냉혹한 사회 그 자체일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노동자 들은 언제나 착취당해 왔습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열악한 광산에서 힘든 노동을 강요하던 정복지의 주민들에게 월급 대신 코카나무 잎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코가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나무 잎은 환각 효과가 있어서 씹으면 배가 고프지 않고 일종의 각성 효과도 있어 피곤도 사라진다고 하네요.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 일뿐 중독되면 몸에 누적된 피로는 사라지지 않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스페인 지배 시절 중남미에서는 천연두 같은 전염병이 퍼지면서 무려 2천만 명 이상의 원주민이 떼죽음 당한 비극이 벌어졌는데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한 원주민들의 체력과 면역력 저하가 없었더라면 사망자는 아마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악덕 기업에서 야근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월급은 주지 않고 '박카스'나 마시게 하면서 부려 먹는 경우가 있다면 이런 개**라며 육두문자라도 쏟아 낼 수 있는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이 좀 더 낫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에는 참지 말고 관리자에게 당당히 욕을 합시다!


식민지 시절 우리를 착취했던 일본도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히로뽕이라 불리는 마약은 원래 일본에서 처음 개발되었습니다.

태평양 전쟁 때 패전이 확실해진 일본군은 가미가제라는 자살 특공대를 통해 전투기와 함께 폭사하는 마지막 발악을 하곤 했는데 출격 전에 히로뽕을 투입해 환각 상태로 죽음을 맞이하게 했다고 합니다.

자국산 '메이드 인 제팬' 마약에 취한 채 죽음을 맞이 할 일본군 병사도 괴물이 되었지만 진정한 악마는 일본 제국주의였습니다.

이처럼 개인을 보지 않고 더 큰 그림을 보면 누가 악마인지 알게 됩니다.


무역업을 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바이어들을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진실은 세상 어디에든 항상 착한 사람도 있고,  악한 사람도 있다는 것인데 상황에 따라 상대적인 모습이라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현실 세계를 지배하는 물리학의 기본 법칙 중 하나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면 어떤 조직에도 '미친놈 보존의 법칙'이 존재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만큼 내가 뭔가 사회성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들게 만드는 인간은 어디를 가든 따라다닙니다.


연쇄 살인마도 자기 자녀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성실한 부모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나에겐 악인이라면 그냥 나쁜 놈인 것입니다.

자신의 유약함이 상대방 내면에 살고 있는 악마를 유발하기도 하고,  반대로 악마가 매사에 자신이 없는 우울한 본인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옆에서 객관적으로 살펴보지 않으면 누가 익마를 불러 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편향된 기억만을 남기는 우리의 뇌로는 누구의 잘못인지 진실을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인간관계로 직장을 떠나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일을 잘 못하거나 인간관계에 서투르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한다면 이해해야 할까요?
혹은 개인 간의 차이에 상관없이 모두 똑같이 평등하게 대우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요?


포용성이 높은 분위기 속에서 인간관계가 어려운 직원을 품어줄 수 있는 팀워크가 있는 조직이라면 상황은 조금 나아질 것이집니다..

하지만 역시 근원적 해결책은 아닌 것이 언제까지 이른바 일 못하는 직원을 품어 줄 수 있는 조직은 없기 때문입니다.

(대인 관계가 좋지 않다면 업무 성과에 상관없이 그냥 일 못하는 직원이 됩니다.)


얼마 전부터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 전해 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태움'이라 불리는 혹독한 신입 교육..

시작은 잘 가르쳐서 한 사람 몫의 일을 잘 해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겠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군대식 상하 관계에 의해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입뿐만 아니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경력이 많은 선임 간호사분들도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힘들어도 집에 오면 편하게 쉴 수 있으니 괜찮으리라는 생각은 마치 마약을 통해 일시적으로 힘을 얻으라는 말과 근본적으로 동일합니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태움이라는 악습이 생기는 원인은 결국 적은 인원으로 싼 인건비로 많은 일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병원이 인건비를 비용으로 보고 인건비를 적게 지불하려고 해서입니다.  

현재 병원은 진료해서 얻는 수익보다 장례식장이나 주차장으로 수익을 보존하는데, 진료로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료로 수익을 내려면 의료수가가 올라야 하는데,  국민들이 의료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래서는 결국 간호사들의 태움은 근절되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말 우리는 변화할 수 없는 것일까요?

국가의 도적들이 훔쳐가는 낭비를 막고 일하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불로소득을 얻는 기득권층이 조금씩 더 양보하게 만드는 사회적 대 타협이 이루어진다면 바꿀 수 있습니다.


여기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병원에 불어 닥친 베이비붐에 대한 뉴스가 있습니다.

임신부 환자가 이 병원에 몰린 게 아니라 간호사들의 임신에 관한 내용입니다. 

AP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외곽 메사시에 있는 배너데저트 병원의 중환자실 간호사 16명이 9월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차례로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이 병원 중환자실 전체 간호사의 10%가량이 비슷한 시기에 2세를 가졌다고 합니다.

동료 간호사들은 임신 중인 간호사들을 배려해 결핵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 암 환자를 돌보는 일에서 임신 중인 간호사들을 제외해 주었습니다.
16명의 간호사들은 올가을부터 차례로 12주간 출산 휴가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업무를 위해 임신 순번까지 정한다는 대한민국의 병원에서는 언제쯤 이런 뉴스들이 나올지 상상하기 힘들지만 언젠가는 이런 일들이 전혀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우리 사회를 상상해 봅니다.


하나씩 바꾸어 가다 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현실일 것이라 믿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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