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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ug 10. 2018

잔인과 겸손 그리고 슬픔이 공존하는 세상아 덤벼라!

우리는 싸워야 한다

일본의 심리학자 시부야 쇼조에 따르면, 타인을 깎아내리는 언행을 서슴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칭찬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상대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상대방을 험담으로 내리찍어 자기 수준으로 격하시켜야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죠..


요즘 사회 곳곳에 만연한 비하와 미움의 이면에는 칭찬받고는 싶지만 칭찬받기 힘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묻어나 있습니다.

사람들을 벌레 수준으로 떨어뜨리며 조롱하는 '급식충', '맘충', '틀딱'이니 하는 말들은 타인을 향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자신에 대한 증오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슬픈 자화상입니다.


또한 일명 갑질이라 불리는 현상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명한 사건으로는 땅콩 서비스 문제로 비행기를 회항시킨 사태에서부터 대행사 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이 불거져 재벌 일가족의 저급한 민낯을 드러내 한진 그룹 사태가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중세 시대의 귀족이라 불릴만한 상류 계층에서 보여준 추태는 사회 전체의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집안일을 돌보아 주는 집사에게까지 "죽을래 XXX야, XX놈아 빨리 안 뛰어 와" 등의 욕설을 했다고 하니 일반 시민들은 말 그대로 개돼지로 여겼으리라 유추해 보는 것도 과장이 아닐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만 이런 미움과 갑질이 심한 것일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사실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중국 한 식당에서 “업무 의욕을 기른다”는 명목 하에 직원들에게 공원 바닥을 네 발로 기어가게 하는 영상이 ‘직장 내 가혹행위’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중국 헤이룽장 성의 한 공원에서 20여 명의 직원들이 양손과 두 무릎으로 아스팔트 바닥을 기어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이 있습니다.

외신은 식당 매니저가 직원들에게 이 같은 행동을 시켰다고 보도했는데 이것이 ‘직원 교육의 일환’이며 ‘직원들을 고무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고 하네요. 

이 매니저에게는 눈물을 흘린 직원들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었던 것일까 의아해집니다.

이런 사건들이 요즘은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충격적입니다.

후베이성에 위치한 한 부동산 회사의 월례 평가회의에서는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이 주어진 실적을 달성한 다른 직원에게 뺨을 맞는 영상이 공개되었는데 직원이 뺨을 맞자 주변의 다른 직원들이 박수를 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들의 이면에는 분명 현대 자본주의 병폐로 인한 불안한 사회에 기인한 면이 크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뭔가 꺼림칙하기도 합니다.

과연 우리 스스로에게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얼마 전 쇼핑몰·공항 등에 배치된 로봇을 폭행하는 아이들에 관한 뉴스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주변에 어른 없을 때 특히 공격적이라고 하는데 어린이 집단에서 로봇 폭행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은 인간 내면의 어두움을 돌아보게 합니다.

로봇을 괴롭힌 아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74%의 어린이는 "사람 같기 때문에"라고 응답했고, 13%의 어린이는 "로봇 같기 때문에"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의 행동은 보통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이해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까지는 상용화된 로봇이 폭력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지체 장애 수준의 인공지능임을 감안해 보면 인간이 사회성이 떨어지는 약자를 어찌 상대하는지 뒤돌아 보게 하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심리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감과 동정의 마음은 나이가 들면서 발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폭력적 행동은 공감 능력이 적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람이 얼마나 잔인한 가는 굳이 역설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간도 동물이기에 성선설이나 선악설을 따지는 것처럼 형이상학적인 담론으로만 그칠 뿐 대책은 없습니다.


문제는 약한 사람이 더 약한 자를 괴롭히는 현상이 만연하는 사회입니다.

약한 이가 자신보다 더 약한 놈을 괴롭히는 게 인간으로 법과 질서, 양심이 유지되는 사회는 이러한 심리가 현실에서 발현되는 것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일정 한계점을 넘게 되면 문제는 한꺼번에 폭발하게 됩니다.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어두운 마음을 드러내던 이들이 조금씩 현실의 집회에서도 목소리를 내는 사회가 되어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주변의 이웃이 나와 생각과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죽이러 올 수도 있다는 공포는 사회가 한계점을 넘어설 때 당신의 일상에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주역의 점괘에는 좋은 면이 있으면 이에 상응하는 불운도 반드시 따라온다고 합니다.

일명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우주에서는 항상 좋은 일이라든가 불운은 있을 수 없다는 사상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겸손은 모든 경우에 가장 좋은 결과만 나오는 유일한 괘라고 합니다.

모든 인간이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겸손할 수 있다면 세상의 모든 어려움은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천국이 있다면 종교적 관점을 떠나 모든 이가 겸손한 곳이 바로 그곳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겠죠...

그렇다면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요?

군대 폭력, 학교폭력, 가정 폭력 모두 처음에는 사소한 괴롭힘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괴롭히려 할 때 저항하고 같이 싸우고 반항하고 선생님이든 부모님이든  경찰이든 신고하고 맞서야 합니다.


저항과 반항이 없으면 더 괴롭힘이 심해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영웅이 나타나 도와주는 것은 동화나 드라마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은 냉혹할 뿐입니다.


학교에서 약자와 연대하여 같이 싸우고 대항하는 법을 영어나 수학보다 앞서 가르칠 수 있다면 자본주의는 좀 더 지속 가능한 이념이 될 것입니다.

설령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목표일지라도 한 걸음씩 사회는 진보해 나갈 것입니다.

보다 현실적 대안으로는 부당한 대우나 폭력을 경험하여 대항하는 것이 어려울 시 신고가 제일입니다.
이게 무조건 정답입니다.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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