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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ul 20. 2018

돈(Money)이라 불리는 님에 대한 고찰(1)

무엇이 인간을 자유롭게 할 것인가?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자본은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의 근본적 목적은 생존하며 번성하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 창 1:28 – 

성경 창세기 1장 28절에 등장하는 이 구절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고 (27절) 그들에게 복을 주시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종교적 해석의 차이는 논외로 하고 문자적으로만 해석해 보면 인간의 목적은 번성과 충만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하겠습니다.


무생물과 생물의 분류도 복잡한 학문적 기준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신진대사가 이루 어지느냐의 차이로 나누어 본다면 쉽게 분류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돈은 무생물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돈을 움켜 쥔 인간이라는 생물이 이를 생존시키고 번성케(자본은 커질수록 수익도 커지는 특성도 있습니다ㅎㅎ) 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볼 때 인간의 관념 안에서는 살아있는 생물입니다.

수많은 대중이 공유하고 믿게 되는 관념은 실체화를 통해 무형의 사물에도 생명을 부여하고 살아 움직이게 하는 마법을 발휘합니다.


우리 속담에 자주 나와 친숙한 도깨비라는 한국형 귀신이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습니다.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도깨비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가슴에 박힌 검을 매개로 해서 살아나고 죽음조차도 검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도깨비 신부에 의해서만 이룰 수가 있습니다.

관념의 실체화가 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인데 사실 돈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화된 암호 화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이를 알아본 사람들에 의해 가치가 형성되고 지속적으로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믿음을 통해 투기적 광풍이 휘몰아칩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가져다 줄 투명한 신뢰의 공유라는 잠재력 또한 관념적 존재를 실체화시켜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습니다.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돈의 참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믿음이 실체화된 모습이 바로 돈으로 지폐나 동전 혹은 금, 은, 조가비, 쌀, 돌멩이, 암호 화폐 등 형태만 다를 뿐 모두 많은 사람들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기에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는 비결이 숨어 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인가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으로 대상은 무형이든 유형이든 아니면 외계 행성에 있는 것이든 큰 상관이 없습니다.

더하여 그 방법이 희망이든 불안이든 그것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마케팅에서는 최고의 영업 전략 중 하나로 공포 마케팅을 추천하는데 고객에게 끊임없이 불안감을 조성하여 필요 없을지라도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게 유도하는 전략입니다.

대표적으로 생명, 건강, 화재 등을 담보하는 보험 등이 그토록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불안을 많은 사람들이 믿게 만들수록 이 사업은 더욱 번창하고 더 많은 돈을 벌 수가 있게 됩니다.

사업을 벌이기 위해 들어가는 초기 자본조차도 수학적 공식에 의하면 거의 필요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험의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 목사 미망인들의 생계를 보조하기 위해 시작했던 친목 공제회가 백 년 후 얼마나 세계적인 사업으로 성장했는지 볼 수가 있습니다. 


불안과 공포가 부담스럽다면 희망이라는 사업 아이템도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뉴스로 돌아오고 있는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근거는 1905년 러일전쟁 중 쓰시마 해전에서 일본에 패한 러시아 군함들이 러시아 군의 군자금으로 쓰일 막대한 보물을 싣고, 울릉도 인근 해안에서 침몰했다는 소문입니다.

그중 핵심은 '돈스코이호'로, 러시아 함대가 패퇴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금화 200t(현재 가치 약 150조 원)을 돈스코이호로 옮겼다는 설입니다.

실제로 일본은 1980년 9월 대마도 근해에 침몰한 발틱함대 소속 러시아 순양함 '나히모프호'에서 백금괴 16개(400만 달러 상당)를 인양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150조 원 상당의 금괴를 전쟁을 위해 출항해 거의 지구 반 바퀴를 돌아야 할 군함에 실었다는 것은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보입니다.

함대의 보급이나 월급 지불을 위한 금화를 실었다 하더라도 그 양은 현재 가치로 몇백억 수준일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설령 아주 특수한 목적을 위해 대량의 금괴를 운반할 필요가 있더라도 그 당시 이미 개통되어 있던 철로를 이용해 수송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일 것은 자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스코이 호는 화젯거리로 세간에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2014년 3월 뉴스를 보면 돈스코이호를 발견했고 인양을 추진할 것이라는 한 건설 회사의 공시가 있었고 이 뉴스는 며칠간 회사의 주가 폭등을 일으켰습니다.

누군가는 앉아서 엄청난 돈을 벌어 들였을 것인데 2018년 7월에 그 건설 회사 출신들이 모여서 새로 설립한 1년 된 회사가 또 똑같은 레퍼토리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황당한 희망을 파는 회사라면 언젠가는 닥칠지도 모를 불안을 파는 회사가 훨씬 양심적이라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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