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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Nov 12. 2018

분노와 걱정을 안고 사는 작은 그릇을 깨뜨리고 싶다.

분노의 자본주의 시대

요즘 온갖 흉흉한 뉴스들이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저지른 사건들로 사회적 파장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입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나 사회적으로도 결코 가해자들의 범죄는 용서되기 어려울뿐더러 그들이 마땅한 응분의 대가를 충분하게 치루어야 할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의 예방을 위해서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가해자들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서도 우리는 깊은 고민을 해 보아야 합니다.

왜 그들은 어찌 보면 사소한 일들에 분노하고 악마로 돌변했을까요?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 정치적으로......

수많은 이유와 원인들이 난무하지만 근본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내면에 잠재된 욕망이나 불운한 성장과정 등 범죄 심리학적인 분석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삶에 밀접한 원초적인 동기 하나만 생각해 봅니다.  

바로 일할 수 있는 기쁨을 빼앗기거나 아예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때의 절망감입니다.

다른 이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는 사이코패스들은 느낄 수 없을지 몰라도 보통의 평범한 인간들에겐 삶이란 끊임없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쌓아 가는 탑과 같습니다.

아동 시절 형제와의 다툼에서부터 청소년들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친구들과 성적으로 경쟁합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더욱 치열한 생존 경쟁의 정글에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인간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요?
애초부터 인간에게 직업이라는 굴레가 존재했을까요?

기독교의 성경에 의하면 최초의 인간인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진 존재로써 지상 천국으로 묘사되는 에덴동산에 거주하며 아무런 걱정 없이 그저 즐겁게 살기만 하면 될 존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단(뱀)의 유혹에 빠진 이브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금지된 선악과를 따먹은 후 범죄 한 인류 조상들에게 내려진 형벌이 바로 고되게 땀을 흘려야 먹고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저 단순한 신화에 불과한 이야기일지라도 형벌로써 내려진 삶으로써 우리의 인생이 고달픈 것이 당연합니다.

삶의 가장 큰 고민의 근본은 결국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입니다.

하지만 노동은 내부적으로 모순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요된 노동은 괴롭지만 이상하게도 노동이 즐거울 때도 있는데 그때가 인간에게 있어 가장 행복할 때이기도 합니다.

몇몇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사람의 뇌는 노동을 통해 제대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힘든 일을 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에 의해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직장을 다닐 때는 죽을 정도로 힘이 들지만 정작 막상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때는 심적으로 큰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노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당황스럽고 괴롭습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공평한데 사람의 마음에 따라 일이 없는 시간은 지옥이 되기도 즐거움만 가득한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노는 법도 미리 준비하고 생각해 두어야 여유 시간이 있을 때 즐길 수 있습니다.

일이 바쁘고 준비를 못 할 수도 있는데 이때도 미리 생각은 해두어야 합니다.

직장을 잃고 할 일이 없을 때야 할 일을 찾는 다면 조급증에 빠지기도 쉽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길어졌지만 우리의 삶의 방식은 아직 적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만 해도 임금 27명의 평균 수명은 46.1세로 의식주에 부족함이 없었던 왕이라 해도 그리 오래 살지 못했음을 감안할 때 일반 평민들의 평균 수명은 훨씬 낮을 것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영조와 같이 82세까지 장수한 왕도 있지만 60세 회갑 잔치를 치른 왕의 비율이 2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현재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남자가 78세, 여자가 85세로 세계 상위권에 속합니다.

법정 정년을 채우기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경기 침체 상황에서 퇴직 후 20년 이상을 일 없이 보낸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지옥문을 여는 기간이 될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퇴직 후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며 노는 법을 준비한 이들에겐 축복의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사회적으로 흉흉한 소식과 더불어 가까운 분들에게도 회사에 일이 없거나 어느 날 갑자기 퇴직하게 된 사건 등 우울한 소식도 한가득입니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여유를 가지고 여유의 향기를 나누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어느 쓸쓸한 가을날, 모두들 힘을 내어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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