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지털전사 Nov 28. 2018

일본 족벌 가문과  한국 재벌 가문의 갑질 한판 승부!

대한민국 재벌의 갑질의 병폐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인에겐 숙적이면서 동시에 앙숙이기도 합니다. 일본을 싫어하면서도 방문하는 관광객의 숫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2017년 방일 한국인 여행자는 714만 200명으로 집계됐다고 하며 이는 2016년 509만 302명에 비해 40.3% 증가한 것으로, 1년 사이에 200만 명 이상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런데 감정을 떠나 얼마나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지 들여다보면 생각 외로 무지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본의 역사는 잠깐 세계사 시절 배우는 단편적인 지식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전국 시대 이후 일본의 근대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은 무로마치 막부 말기 시기에 각 지방의 다이묘들이 조정의 권위는 인정하면서도 이들의 대리 지배자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법령을 제정하고 통치하는 등 독립적인 왕국을 건설하였습니다. 중국의 춘추 전국시대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오다 노부나가는 전국 시대를 어느 정도 정리한 상태에서 정변으로 사망하고 그 뒤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통일 왕국을 거의 완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요토미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내부 불만 세력들을 제거하고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을 조성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한 파시스트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도요토미 사후 내전을 통하여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완전한 통일을 이루게 됩니다. 일본 영화 '세키가하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후계자 자리를 둘러싸고 가신이었던 도쿠가와와 미츠나리간 벌어진 세키가하라 전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 전국의 다이묘들이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싸웠던 혈투였지만 하루 만에 결판이 났고 이후 일본은 에도 막부 시대로 접어듭니다.

이후 일본은 쇼군이라 불리는 강력한 통치자의 아래 막부 정치가 이어지다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이후 화족이라는 귀족 가문들이 등장합니다. 공작은 도쿠가와나 모리 가문 같은 최상위 다이묘 계층이 포함되었고 뒤를 이어 후작(세입 10만 석 이상)이나 백작(세입 5만 석 이상)으로 작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일제 시대를 다룬 시대극에 단골로 나오는 자작이나 남작은 일본의 신흥 부자들이 작위를 받아 조선을 침탈하는데 앞장선 악질 자본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이완용 같은 매국노들도 일본에 공을 세웠다 하여 작위를 받았는데 백작의 프랑스어가 '콩테'임을 감안할 때 '꼰대'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여기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런 일본의 귀족 계급은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미군정에 의해 1947년 제정된 헌법으로 제도 자체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던 화족 가문들은 살아남았고 현재까지도 일본 정치와 경제를 지배하는 명문 가문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가문이 봉건 영주 시대부터 이어져 온 가문을 명문가로 우대하고 있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의 명문 가문은 자본을 기반으로 서열이 정해져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사대부 가문은 일부 종갓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라졌고 그나마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 국토가 거의 초토화되어 먹고살기도 힘든 생존의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구 시대의 가문들은 자연스레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현대 대한민국에서는 성공한 기업가나 정치인이 명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도 헌법이 바뀌면서 공식적인 화족 제도는 사라졌기에 현재는 기업가나 정치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공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이른바 신흥 명문 가문들은 차이점도 많지만 비슷한 점도 많은 것이 흥미롭습니다. 일본에서는 유력 정치인 가문의 경우 선거구를 자신의 부친 또는 조부 등의 친족에게서 물려받아 정치가로 데뷔하는 케이스가 공공연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예전 일본의 총리였던 고이즈미 준이치로와 현재 일본의 총리인 아베 신죠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의 장녀가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북한에서는 아예 백두혈통이라는 김씨 일족이 3대 세습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어쩌면 옆 나라 일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과 일본의 명문가로 불리는 사람들 중 일부는 지위에 걸맞은 도덕적 관념이나 사회적 책임감-즉,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가 부족하여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된 한진 그룹 사주 일가의 반복되는 갑질 논쟁에 이어 심지어 조선일보 회장 손녀인 초등학생 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보여주는 그들의 저열함은 대한민국의 시민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기고 있습니다.


본인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상대방을 대상으로 하는 갑질은 그 자체로 인격의 미숙함을 드러내는 일이지만 더 큰 문제는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대상을 상대로 하는 인격 모독 행위입니다. 내 돈을 받고 일하니 무조건 내 기분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은 일견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정당한 듯 착각하게 만들기 쉽지만 실상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상당 부분이 직원을 포함한 사회의 기반 시설로부터 창출되었음을 자각한다면 갑질은커녕 오히려 항상 감사하면서 살아도 부족합니다. 지금 마시는 커피 한잔을 위해서도 커피 재배 농부로부터 가공, 운송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많은 사람들의 땀방울이 모여야 커피의 향을 음미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의 망언과 역사 인식의 부재에서 오는 혐한이라는 갑질에 비하면 우리나라 재벌들의 갑질은 사실 귀여운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을 상대로 한 갑질이 단순히 인성 장애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면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지속적인 갑질은 뼈아픈 식민지 시대를 경험한 한국인 모두에게 큰 모욕감을 준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정신 장애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갑질을 일삼은 이른바 명문가의 후손들에게 경고합니다. 당신들이 누리는 부와 명예는 평범한 다수의 시민들이 부여한 것이니 우리가 다시 빼았을 수도 있음을 항상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금융권의 양털을 깎는 손이 세계 무역을 파괴할 것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