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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Feb 13. 2019

은퇴하면 동네 아저씨? 이기적 유전자는 늙지 않는다

멋지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공평하고 피할 수 없는 일 가운데 하나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입니다. 얼마 전까지 밤을 새워 게임을 해도 체력적으로 거뜬했었는데 새해 들어 갑자기 떨어지는 체력에 세월이 흘러 감을 몸으로 체험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특히 독감에 걸려 출근도 못하고 자리에 누워 있다 보니 약간의 우울증과 인생의 무상함도 함께 생각해 봅니다.


인류의 변하지 않는 오랜 꿈은 불로불사입니다. 세포라는 단위에서 본다면 생활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는 개체의 장기 생존이 유리하겠고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자손을 통한 번식이 더 나은 선택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쟁 상황에서는 개인의 목숨 보존이 우선 목표이지만 난민 캠프 정도로 나아진 상황에서는 번식이 더 나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난민들이 자식을 마구 낳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터져 나오는 생식의 욕구를 참기는 힘듭니다. 마치 터져 나오려는 재채기를 억지로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다만 양육과 아이의 장래를 신중히 생각한다면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성이 본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도 있겠지요.


철학적인 질문이긴 하지만 인간은 왜 생존과 번식에 집착하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을까요?

인간의 구성 성분은 원래 우주의 별로부터 왔다고 합니다.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그 짧은 순간에 만들어진 새로운 원소들이 우주 먼지(star dust)를 생성하고 또 다른 별을 만들며 새로운 생명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가설도 있습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탄소를 포함한 모든 체내 원소도 그때 생겨났다고 하니 우리 인간을 초신성의 후예 또는 별의 후예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이기적 유전자를 보유한 인간은 육체는 늙더라도 정신은 노쇠하지 않는 특이한 성향을 타고난 생물입니다. 백세 할아버지도 마음만은 언제나 청년의 삶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늙어간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심리적 인지 부조화로 인해 제2의 질풍노도 기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나는 너를 본다.

너를 인식한다.

하지만 너는 나를 알지 못한다.

그러면 나는 어찌해야 할까...


연예할 때의 심정이냐고요? 아뇨. 은유적이긴 하지만 중년이 자신을 바라보는 모습을 시로써 표현해 봅니다. 너는 전성기 자신의 모습인데 청년 시절의 자신은 배불뚝이 아저씨가 된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죠..ㅎㅎ 


경제적으로 보면 중년의 위기는 좀 더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먹고사는 현실적 문제는 많은 이들에게 멋지게 늙어 가는 법을 생각할 여유도 주지 않는 냉혈한입니다.  


NH투자증권의 100세 시대 연구소에서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지금은 일자리를 걱정하는 50대가 은퇴 후 자신의 경제적 수준을 하위층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비율이 54%였습니다. 반면 중산층으로 예상한다는 답변은 31%에 불과했습니다. 중산층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산을 대략 5억 원으로 잡았는데 실제 중산층 기준 준비된 자산은 3억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50대의 자산 중 부동산의 비중이 약 74%라고 하니 앞으로 인구 감소로 예상되는 부동산 하락기에는 큰 자산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은퇴 후 대부분이 생각했던 중산층으로 살아가기는커녕 어려운 형편에 놓일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는 현재의 노년층 빈곤율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전체 노인중 소득이 중위 소득의 절반 이하 비율)은 약 46%에 달해 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다만 이 기준은 실제 소득만 따지고 보유 중인 집이나 예금 등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현실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로 강남에 20억짜리 집을 보유하고 있어도 수입이 없으면 빈곤층으로 계산하는 모순이 생기는 것이죠.


노인 빈곤율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중년이라 일컬어지는 40대 이후에 삶이 불안정 해지는 것은 우리의 필연적 모습입니다. 농부에게 있어 논에 댈 물이 마르면 가을철 벼농사를 망치는 것처럼 삶에 있어서도 수입이 말라가면 노년에 인생 전체가 피폐해지는 것이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젊을 땐 돈이 없어도 멋지다고 하던 사람들이 왜 나이가 들어 돈이 없다고 해서 누추해 보이고 심지어 실패했다고 판단하는 것일까 의문이 듭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았는데 단지 나이라는 변수가 더해져서 일까요? 


수학적인 함수로 설명하자면 f(x)= x+y라는 간단한 식에서 x라는 변수인 나이가 더해지면 결과는 당연히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실제 결과치는 다른 변인에 의해서 수정이 될 수 있습니다. y라는 변수를 삶을 대하는 긍정적 마음으로 치환한다면 나이가 먹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가중치를 두는 변수는 모두 다르겠지요.


통계청이 발간한 '노인 인구집단별 삶의 만족도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은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수도권이나 광역시보다 도지역에 거주하는 노인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여성 노인의 만족도가 남성보다 낮지만 1인 가구 남성 노인의 삶의 만족도는 여성보다 낮았습니다. 또 자녀와 따로 사는 노인이 더 행복했고 친구 등 사회관계망이 두터울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통계적으로만 본다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녀와 따로 살면서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시골에서 일정한 소득을 올리며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경제 침체 상황에서는 자녀와 따로 사는 것은 장성한 자녀가 독립 가능할 정도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뜻임으로 소득과 연계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생 백세 시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가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부분에 삶의 가중치를 두는 가는 항상 신중하게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가족과 일, 그리고 건강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죠. 


이기적 유전자는 우리의 삶을 지탱해 주는 동력원입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인생을 축제로 만드는 방법도 존재하지 않을까 고민해 보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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