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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un 03. 2019

한국이 일본을 넘어섰다? 일본이 한국을 혐오하는 이유

질투는 혐오를 부른다.

점심을 먹으러 사무실을 나가다 한낮의 태양이 달군 아스팔트 틈새로 뾰족이 머리를 내민 이름 모를 잡초를 봅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앙증맞은 꽃은 지나치는 사람들에겐 그저 애처로운 몸짓으로만 보이겠지만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자신이 키우는 꽃이라면 다르겠지만 무심한 타인들에겐 의미가 없는 존재일 뿐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김춘수, 꽃)


이름 모를 꽃은 그 이름을 아는 순간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아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중 무역분쟁도 당장 각 개인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수출입을 하는 무역인들에게는 직접적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잡초와도 같은 우리 민족의 강인한 생존력은 러시아나 호주 같은 자원 대국을 제치고 단순한 국내 총생산(GDP) 기준으로 2018년 기준 세계 11위라는 경제 대국을 일구어 냈을 뿐 아니라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선진국 대열에도 합류했습니다. 특히 3만 달러를 넘어서는 국가 중 인구가 5천만을 넘는 규모의 경제를 가진 국가를 30-50 클럽에 드는 선진국으로 분류하는데 이는 전 세계 국가들 중 7개국뿐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이 이에 해당합니다.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나라가 작고 인구가 적거나 유럽과 같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어 군사적 부분 등에 크게 돈이 들어가지 않는 선진국들은 1인당 GDP는 높다 하더라도 실제로 경제규모와 국가역량은 위의 7개국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외국에 나가 보면 대한민국의 경제 및 문화적 위상은 과거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높아져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불법 체류도 불사하는 외국인들이 갈수록 늘어가는 현실을 볼 때 이제 한국의 생활수준은 외국인들이 코리안드림(Korean dream)을 동경할 정도로 상당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단기간의 압축 성장을 통한 부작용으로 발생한 치열한 생존 경쟁 및 과도한 스트레스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기 하지만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경제 성장은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이는 일본과의 비교에서 매우 극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도 일본은 비호감 국가 1위였지만 그와 별개로 일본과 미국에서 생산되는 문화 상품들은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일본 대중문화를 접하기 어려웠지만 소니의 워크맨을 가지고 다니며 일본의 최신 가요를 듣는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아야 했습니다.


불과 30년 전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타도해야 할 국가라고 생각하면서도 경제나 문화면에서 너무나 거대한 거인처럼 보이던 일본을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리라 여겼습니다. 1990년 당시 일본의 1인당 GDP는 USD25,443으로 한국(USD 6,513)에 비해 약 4배가량 높았습니다(출처: IMF). 4배라는 차이는 크지 않게 보일지 모르지만 2018년 기준 아프리카 가봉의 1인당 GDP가 USD8,385이니 현재 기준 아프리카 국가와 한국의 차이 정도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경제적인 영향력을 떠나 문화나 과학 기술 면에서도 일본의 힘은 정말 거대한 산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대락 30년이 지난 2019년 현재 우리는 경제면에서 일본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일본의 1인당 GDP는 USD 40,106이며 한국은 USD32,046으로 약 1.25배 차이밖에 나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별로도 세계 시장 경쟁에서 많은 일본 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한때 태산과 같이 높아만 보였던 전자 산업의 정점이었던 일본의 소니(Sony)는 삼성(Samsung)에 의해 2류로 밀려나 강력한 구조 조정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재 침체를 겪고 있으나 조선(Ship building)에서도 일본의 경쟁력을 따라잡고 세계 1위를 석권한 바 있습니다. 다만 아직도 한국의 경제는 일본에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고 또한 독한 마음을 품은 일본 아베 정권의 치밀한 반격으로 경제 분야에서 최근 고전하고 있긴 하지만 한국의 경쟁력은 여전히 건재할 것입니다.


한류로 대변되는 대중문화적인 면에서 대한민국은 이미 일본을 앞질러 가고 있습니다. 요즘 일본에서 '짝퉁 BTS'로 불리는 일본 그룹 '탄도 소년단'이 방탄소년단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31일 일본 최대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오리콘 차트에서 탄도 소년단(BALLISTIK BOYZ·BTZ)의 앨범이 주간 앨범 랭킹 1위를 차지했다고 하는데요. 일본의 대형 기획사 LDH엔터테인먼트가 결성한 탄도 소년단은 방탄소년단과 유사한 그룹명과 멤버 구성, 역할, 콘셉트 등으로 '짝퉁 BTS'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뿐만 아니라 7인조로 이루어진 탄도 소년단은 초창기 방탄소년단처럼 힙합 음악을 내세웠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보컬 4명과 래퍼 3명 등으로 나누어진 멤버 구성도 방탄소년단과 비슷합니다. 주로 K팝에 대한 반감이 있는 젊은 층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때 최신 문화를 선도했다는 자부심을 가진 일본인들이 본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짝퉁 그룹은 단적인 예시에 불과할 뿐 일본 기업들이 한국의 패션과 뷰티 상품을 모사해 만든 짝퉁들도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대중가요를 위주로 한 방송 분야에 국한되는 면이 있긴 하지만 확실히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은 일본을 압도할 수준에 이른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위와 같이 우리가 일본을 앞질러 나가고 있는 분야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결국 일본이 한국을 경계하다 나아가 현재의 한국 혐오까지 퍼지는 근본 이유는 바로 자신들이 뒤쳐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무역 분쟁을 일으켜 노골적 견제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일본은 각종 치졸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간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인들 특유의 신사적인 체하는 체면 문화의 영향도 일부 있겠고 더불어 그들이 거두는 막대한 무역 수지 흑자라는 경제적인 이유도 공존합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한국의 성장이 밉지만 노골적으로 거위의 배를 가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8년 기준 우리 기업들은 일본에 총 305억 달러 규모를 수출하고 546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는데 무역적자 규모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0년(361억 달러)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지난해에도 240억 달러(약 27조 2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양국 간 교역이 시작된 1965년 이래 대일 무역수지는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로 한국은 일본에 있어 미국 및 홍콩에 이은 최 무역 흑자국입니다. 중국이 큰 무역 흑자를 보는 미국에 협상에서 한 수 접고 다가갈 수밖에 없는 것처럼(단 국가 안위와 미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핵심 기술 분야에서는 양보하지 않으려는 이유로 분쟁은 격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도 우리와 협상을 하면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손가락질하며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며 주변 이웃들에게 나쁜 거짓 소문만 퍼뜨리고 있는 중입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속담처럼 일본의 이런 모습은 정말 비호감이긴 합니다.


위기는 항상 기회와 동일하기도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위기는 우리에게 일본을 앞지를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까지만 보면 우리의 수출 감소율이 일본에 비해 더 크기는 하지만 바이오와 첨단 정보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잠재력이 제대로만 발휘된다면 향후 100년간 일본은 대한민국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으리라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_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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