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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an 10. 2020

시간을 낭비한 죄-인생을 허비한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삶의 성공에 대해 1차원적 접근만 하고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을 위한 과정을 생략한 채 치열하게 공부만 하고 성공을 위해 경쟁하는 삶을 살면서 정작 자신의 행복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현실에서 나이가 들수록 우울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요?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갈수록 우울해지고 이유 모를 분노로 가득 찬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돈이나 세대 갈등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해야 할 10대~30대의 청춘을 가짜 성공을 위해 허비하게 만든 시간의 문제입니다. 시간을 낭비한 죄는 우리 인간에게 가장 큰 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 빠피용(papillon)에서 살인 누명에 대한 억울함으로 끊임없이 탈옥을 시도하던 주인공의 꿈속에 등장한 심판관이 선고한 죄명은 바로 '시간을 낭비한 죄'였고 판결은 사형이었습니다. 청춘을 탈옥으로 낭비해 할아버지가 되어 버린 빠피용이 꺾이지 않는 도전의 상징이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반대로 보면 모범수로 살면서 비록 수감 중이라도 주어진 여건에서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 더 행복할지는 결국 그의 몫입니다. 

2019년 12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실린 연구 논문에 의하면 인간 DNA에 새겨진 수명 나이는 38세라고 합니다. 침팬지의 수명은 39.7년인데 현생인류의 수명과 비슷합니다. 실제로 침팬지는 자연 상태에서 대부분 20~30년을 살다 사망하는데 비해(가장 오랜 산 침팬지는 약 65살을 산 그레구아르라는 수컷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의학기술의 발달과 생활양식의 변화를 통해 지난 200년 동안 평균 수명을 2배 이상 늘렸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세 이상 중장년층들은 자연적인 수명 시기를 넘긴 반송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ㅠㅠ 


수명 기간에 10년 정도 여유 기간을 둔다면 자신을 위해 살아가야 할 적정 나이는 40대 후반 정도가 됩니다. 의학의 발전과 영양 상태의 개선으로 무료로 얻은 삶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 50대까지는 유전자 전달의 기계(리처드 도키슨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 의하면 인간의 생존 목적은 유전자의 계승입니다)라는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으며 가족을 부양하는 삶은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 자손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영속시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평범한 삶이라고 생각하는 삶의 방식은 사실 아주 이기적인 목표를 위한 행동 양식일지도 모릅니다. 유전자를 퍼트리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진화 유전학자 타일러-스미스에 의하면 전 세계 남성의 0.5%가 동일한 Y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800년 전 칭기즈칸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내가 사라진 뒤에도 세상에는 위대한 이름이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칭기즈칸은 이름뿐만 아니라 유전자도 남긴 셈입니다. 

중년까지 사회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았다면 인생의 후반부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혹자는 모든 것엔 때가 있는 법이고 공부할 땐 남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년에도 성공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세상은 뿌린 대로 거두는 법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노년에도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진정한 성공은 전반부에서는 유전자 계승이 될 것이고 후반부는 영적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은 어렵지만 잊지 말아야 할 인생 목표입니다.

 

장자 편에 보면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티베트 '사자의 서'에 보면 죽음에 이르러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파드마 삼바바는 죽음에서 벗어나 해탈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 즉 실재한다고 여기는 모든 것들이 실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각자 원하는 인생을 위해 미래를 향해 투자하는 이들의 방식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뭐라 할 필요도 없고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자신과 가족을 보살펴준 사회에 봉사하는 삶이 결국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삶과 가장 비슷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필자도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삶의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파랑새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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