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지털전사 Apr 27. 2020

코로나 이후의 세계- 선진국 대한민국을 향해 가는 시대

전 세계가 공포와 공황으로 흔들리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한국의 저력을 보고 있습니다.  전쟁과 가난함을 운명으로 알았던 사람들은 피나는 노력을 통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일구어 냈습니다. 하지만 필자의 세대에 이르기까지 삶은 여전히 고단했고 정치는 후진적이었습니다. 일본의 소니 워크맨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미국의 허쉬 초콜릿을 먹으며 자란 세대에겐 미국과 일본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선진국이었죠. 경제 전문가들조차 일본과의 기술 격차는 약 30년~50년은 될 것이라 이야기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 발병한 코로나 19 전염병은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나뉘던 현 세계 질서에 대한 상식에 의문을 던지게 하고 있습니다. 높은 빌딩 꼭대기에서 서서 아래를 바라보면 일층 집이던 이층 집이던 상관없이 그저 모두 조그만 주택일 뿐입니다. 도토리끼리 누가 더 크냐 우기는 것이 우습듯이 우리가 중진국이니 개발 도상국이니 나누는 기준조차도 선진국 입장에서 보면 그저 우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개발 도상국이라 여겨지던 한국인 들게는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우리를 더욱 열심히 일하게 하는 국가적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선진국에 대한 열등감이 존재했던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길거리에서 웃통을 벗고 돌아다니는 아저씨(?) 들을 보면 역시 미개한 중국인들하고 혀를 차던 사람이 유럽 여행을 가서는 웃통을 벗고 있는 청년(?)들을 보고는 역시 유럽은 자유스러운 분위기라며 부러워했다는 이야기는 우리의 잠재의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웃통을 벗고 있는 사람을 상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중국 혹은 유럽이냐에 따라 편견이 있지 않을까요? 중국이라면 길거리에서 배불뚝이 아저씨가 걸어가는 모습의 이미지라면 유럽에서는 멋진 금발의 청년이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해변길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필자만의 비뚤어진 잣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데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선진국이라 불리던 각국의 시스템은 시험대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서구 국가들은 대체로 이 시험에서 고전 중이며 결과는 역설적이기도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정부 및 국민의 초기 대응은 매우 후진적이기까지 해 보입니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초기 대응에 실패함으로 미국의 사망자는 이미 수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봉쇄 조치로 국가 경제의 마비는 물론 장기간의 격리 조치로 많은 국민들에게 우울증까지 불러왔습니다. 2020년은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던 국가들이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며 어쩌면 우리에게도 지독한 사대주의 편견에서 벗어나 자존감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선배 세대가 품고 있던 미국과 일본에 대한 패배주의는 극복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공부를 해도 미국이나 유럽에 가서 박사 학위를 받아야만 대학 교수에 도전을 해 볼 수 있고 음악이나 미술도 서구권 국가에서 인정을 받아야만 세계적 예술가로 기사가 실리는 현실을 보아왔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동안 선진국 기업이나 정부와의 협상에서 우리의 이익을 스스로 낮춰 부르는 결과를 가져오곤 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미군 주둔비용을 둘러싼 협상에서 미국은 터무니없는 금액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한국을 도왔던 미국에 대한 은혜 혹은 정치적 이득 차원에서 서로 견해 차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본질은 국가와 민족의 장기적 이익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백 년 전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도왔던 명나라와 신흥 강국이었던 청나라 사이에서 줄타기 실리 외교를 펼쳤던 광해군의 외교가 다시금 생각나는 시대입니다. 당시 대국의 은혜를 배반하는 배은망덕한 국가가 돼서는 안 된다던 명분론에 매달렸던 조선의 사대부들은 결국 청나라의 침공을 받고 삼전도의 굴욕은 물론 무려 50만에 가까운 백성들이 청국에 끌려가 노예가 되고 말았지만 끝끝내 반성하지 못한 부끄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대한민국에 이런 역사가 다시금 되풀이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노력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 모두의 사명이지 않을까요.


코로나 이후 세상은 급격히 바뀌고 있고 세계화라는 물결 속에 가려졌던 허울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후의 세계는 더 두려운 곳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래 세대에게는 선진국 대한민국으로써 우뚝 서는 세상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막다른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경제 혼란기 살아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