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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May 12. 2020

코로나 위기 이후: 냄비 안 개구리와 실직의 두려움

여기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다니던 직장에서 밀려나 강제적인 퇴직 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직장인...

외부 충격으로 인해 오랜 기간 해오던 사업을 접어야 하는 자영업자...

경기 불황으로 고객을 만나지 못해 가정 경제 파산이 현실로 닥친 프리랜서...


고민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갑자기 바뀐 경제적 상황에 크게 당황하고 있지만 현실적 대안은 찾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닥치게 될 운명과도 같은 퇴직 혹은 은퇴에 대해 우리는 고민하면서도 마땅한 대책은 없다며 그냥 외면해 버리곤 합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수십 년간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어 선진국 초입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왜 개인에게 현실의 삶은 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사실 이런 현상은 선진국에 대한 착각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면 국민들 모두가 부유하게 살 걸로 착각하는데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국가는 부유해지고 국제 위상 또한 상승하지만 국민 들은 개인적인 삶의 질 향상을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부동산 투자 등으로 부유해진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만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의 경제적 위상은 세계 상위권입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GDP는 약 31,430달러(출처: IMF)로 세계 28위이며 아시아에서는 석유 부곡으로 인식되고 있는 쿠웨이트(USD29,270)나 사우디아라비아(USD 22,870) 보다 더 높습니다. 일본은 1인당 GDP가 대략 USD 40,850으로 우리보다 높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리 큰 차이도 나지 않아 조만간 추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봄직합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선진국이란 경제적 평등함을 의미하지 않으며 기회의 평등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양반 신분이 아니면 과거를 통해 관직에 진출할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지만(상놈(평민)도 가능했지만 공부를 위해 평균 10년~20년 이상의 경제적 후원이 필요했고 또 관리의 보증이 있어야 했기에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웠을 듯) 지금은 누구나 공무원 시험을 볼 수 있는 선진화된 사회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권리로 생각되지만 신라의 독서삼품과에서 시작해 갑오개혁을 통해 과거제가 폐지되기까지는 천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신분제 타파는 굉장한 업적입니다. 


코로나 위기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던 퇴직 혹은 은퇴 이후의 삶이 현실로 닥쳐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으로 들어섰기에 인건비가 높은 상태임으로 예전처럼 퇴직 이후 미국이나 서구권 국가로 가서 돈을 벌어도 한국에서 버는 액수만큼 벌기도 쉽지 않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으며 이태원 클럽에서 춤추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도 막기 힘들 것입니다. 선진국 시민에게 제일 좋은 방법은 자국 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통로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임대료를 받거나 다양한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사는 삶이 권장됩니다. 이제 미래의 퇴직 혹은 은퇴자들은 물건을 스스로 만들거나 수리하는 문화에 적응해야 할 것입니다. 


통계적으로만 보면 현재 기준 60대 이상 은퇴자들은 부동산에 거의 모든 가용 자금을 투자하고 꾸준한 집값 상승으로 인해 아랫 세대에 비해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운이 좋은 세대였습니다. 물론 노인 빈곤율도 세계 상위권인 만큼 부동산 상승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어렵게 사시는 어르신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노후를 대비 히야 할 미래 세대는 과거 세대가 누렸던 운을 누리기 힘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연금과 저축에 투자하며 검소하게 사는 문화에 익숙해져야 할 것입니다. 선진국 시대로 진입하는 전환기 대한민국을 살아가야 할 세대에게 주어진 숙명입니다. 


또한 개인은 작은 경제를 대비해야 합니다. 이미 인구 절벽이 시작된 사회에서 내수 시장은 조금씩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인구 감소에 따른 충격파는 개인이 느끼기 힘들 정도로 미세하게 시장을 흔들 것입니다. 마치 조금씩 뜨거워지는 냄비 안에 사는 개구리 같은 상태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쪄 죽기 싫은 개구리라면 냄비 밖으로 탈출할 시도라도 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현재의 수익원인 직장 및 사업 분야에서 틈틈이 주식 및 연금을 비롯한 다양한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시골에 귀향하여 지출을 최소화하며 전원생활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은 대안중의 하나입니다. 교통의 발달로 인해 도시와 농촌에서 사는 각각의 장점을 취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필자도 10년 계획으로 귀농이 아닌 귀촌을 천천히 준비해 봅니다(^^). 


일이 없어지는 시대, 코로나 위기는 정보화와 4차 산업 혁명으로 촉발된 실직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뿐 실직의 시대는 곧 닥쳐 올 미래입니다. 필자와 자녀들도 냄비 속에서 뛰쳐나가 살아남는 개구리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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