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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May 29. 2020

코로나 이후: 너도 실직 나도 실직, 통제된 미래!

한 해의 거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는 잦아들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무섭고도 잔인한 바이러스입니다. 인구의 1/3이 사망했던 흑사병이 휩쓸었던 유럽은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의료 기술의 발달로 시체가 길거리에 방치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활 경제가 마비되는 상황은 피할 수 없습니다. 가정마다 실직자가 한두명씩 생겨나게 되고 사태가 장기화 되면 예민해진 가족간 불화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필자의 회사도 해외 거래처들이 국가 봉쇄로 아예 매장을 운영하지 못하니 매출은 없고 생산된 제품들도 언제 선적이 될지 알 수 없어 창고에 기약 없이 보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소기업으로서는 버틸 여력이 없어 직원들은 유급 휴직하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일이 없어 시간이 많이 남다보니(쓰고 보니 슬프네요ㅠ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확장하며 생존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지만 해결책이 딱히 보이지는 않네요. 


코로나 이후 세상은 4차 산업 혁명이 더욱 가속화 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산업 혁명은 대량 생산과 자동화를 위주로 기술 혁신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굳이 특징으로 나누어 본다면 3차 산업혁명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동시에 지역 중심의 지역화(localization)도 함께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SNS로 통칭되는 정보 통신 기술이 수십억명에게 보급되면서 세계가 동일한 문화로 통합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각 지역의 독특한 문화가 소개되며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세계 변방 지역이었던 한국의 대중 문화가 한류란 이름으로 널리 퍼지게 된 것도 3차 산업 혁명의 결과물 중 하나가 아닐까요. 가장 주목할 성과는 군사적 목적으로 시작된 인터넷을 통해 개인과 기업이 함께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일궈낸 사건입니다. 이로인해 3차 산업 혁명의 기간동안 기업이 아닌 개인이 부가 가치를 창출해 내는 산업군이 전 세계에서 활성화 되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는 인공 지능(Art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big data), 블록체인(Block chain)등의 기술이 융합되어 사물인터넷(IoT)이라는 모습으로 모든 것을 연결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휴대폰이 사무실과 집안의 장비들과 연결되고 도로위 스마트 차량과도 연동되며 수집된 데이터가 시장을 지배하는 세상이 앞으로 마주할 미래입니다. 부정적인 면에서 보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서 묘사했던 빅브라더(big brother)가 등장하기 쉬운 기술 및 사회적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권위적인 성향을 가진 정부라면 국민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무서운 사회가 될 텐데 이미 CCTV와 안면 인식 기술, QR코드로 무장한 중국이 하나의 사례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오늘은 홍콩 보안법이 통과되어 자치적 통치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자유가 침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어 민주화에 역행하는 중국의 독주에 우려도 드네요. 

각박한 세상에서 국제 사회의 변화는 개인의 실 생활에 바로 다가오지는 않을것입니다. 하지만 4차 혁명이 가져올 기술의 발전은 기업의 고용 관계에도 변화를 불러오게 됩니다. 3차 산업 혁명 시대까지는 나이에 따른 정년이보편적인 모습이었다면 앞으로는 너도 실직 나도 실직이라는 상시 구조 조정이 상식이 될 것입니다. 빅데이터라는 이름의 컨설턴트는 사원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성과를 예측하여 필요없는 인력은 잘라낼것을 조언하게 됩니다. 코로나 위기로 가속화 되었을 뿐이지 사실 근본적 변화는 이미 최근 2~3년전 부터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음을 부인하기는 힘듭니다. 


어떻게 우리는 정부와 기업의 감시와 통제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사실 불가능 합니다. 그 누구도 정부와 기업이 은밀하게 강화할 감시와 통제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개인 각자로는 힘들지만 시민들이 각자의 관심 분야에서 뭉침으로써 아직 자유를 지킬 힘은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부도 기업도 아닌 새로운 시민 사회가 등장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40년간 신자유주의 속에서 많은 이들이 자율적인 민영화를 지지했다면 앞으로는 국유화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것이라 봅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대기업을 선호했던 사람 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준공무원의 신분을 더 선호하는 것이 당연시 됩니다. 정부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보건, 복지, 치안등을 포괄하기 위해 더 큰 조직이 될 것이고 정부의 정책에 기대어 수동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겠죠.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욱 일상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자유라는 가치를 항상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코로나가 2차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는 2020년 5월의 마지막 금요일, 세계 도처에서 들리는 우울한 소식들이 마음을 심란하게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매콤한 치킨 강정이나 먹어야 겠습니다. 창 밖에는 초여름의 햇살이 또 다른 내일을 위해 황혼으로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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