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지털전사 Oct 15. 2020

주식으로 매일 수익내기-욕망과 두려움 사이 그 어딘가

'나랏말싸미'라는 영화 후반부에 신미 스님이 세종 대왕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복숭아 씨가 몇 개인지는 누구나 알지만 씨앗 속에 복숭아가 몇 개 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생각해 보면 이 말처럼 미지의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파악한 말도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펼쳐지고 있는 자본 시장의 기회와 위험은 복숭아 씨앗처럼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땅에 심어진 후 시간이 지나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냉혹한 현대 자본 시장의 지배자는 욕망과 두려움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와 뉴스가 넘쳐나는 시장에서는 평상시 똑똑한 사람들도 눈 앞에 보이는 욕심과 두려움으로 인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거시적 정치적 영역뿐만 아니라 미시적으로는 사야 할 적당한 주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욕망과 두려움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간은 이익과 손실에 대한 다른 가치 판단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익과 손실을 볼 확률이 50%로 동일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훨씬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가령 1,000원의 이익을 보는 것보다 1,000원의 손실을 보는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뇌의 고통을 느끼는 부위가 활성화되더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큰 폭으로 주식 시장이 하락하는 날에는 두려움으로 위축되며 현금 보유를 위해 손실을 보더라도 떨어지고 있는 주식을 매도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해집니다. 당연한 심리적 현상이지만 항상 반복되는 패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주식 시장은 항상 새로운 출발을 반복하는 해를 보며 농사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어제의 태양과는 상관없이 오늘의 태양은 다시 동쪽에서 떠오릅니다. 매일 모습은 새롭지만 연간으로 보면 뜨고 지기를 반복하는 일정한 주기가 있으니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홍수와 가뭄도 장기간의 통계로 보면 항상 반복되는 주기에 속해 있습니다. 단기간으로는 그 시기를 알 수 없기에 재앙을 피하지 못하더라도 재앙은 언제나 그렇듯이 또다시 극복됩니다. 


'매일 주식으로 수익 내보기'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경제 지식도 쌓고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해도 넓어지는 부수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회사 운영이 어려움에 처하다 보니 시간도 남고 해서 시작했지만 수익 창출의 한 분야로 지속 가능한 통로 개척의 가능성을 보고 있으니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을 지나고 어찌 됐든 조금씩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해외 거래처의 봉쇄가 풀리고 다시 매출이 나오면 시간을 내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간이 나는 동안은 지속 가능한 투자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보고자 합니다. 하루 약 3백만 원~8백만 원 정도를 단기 매매로 시도해보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이 방법이 금액 대비 수익률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수급면에서 보면 9월부터 주식 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보입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떠나고 있으며(9월 기준 외국인 순매도액 약 2조 5천억) 국민 연기금 포함 증권사들도 매도우위에 있습니다. 또 악재들도 많습니다. 12월이면 일부 펀드 운용사들은 연간 실적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해야 하기에 11월 중순에는 보유하던 주식들을 매도해야 하며 12월 말 기준으로 개별종목당 3억 원 이상 보유한 개인들은 대주주로 인정되어 양도세가 부과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멀리서 몰려오는 먹구름에 가리어 햇빛은 금세라도 사그라들듯이 보입니다. 그럼에도 언제나 그렇듯 내일이면 다시금 태양은 떠 오를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주식 매매를 주요 수익원으로 여기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주식 시장은 홍수와 가뭄을 막기 힘든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 농사를 짓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전한 텃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도 메마른 벌판에 씨를 뿌리고 조금씩 개척해 보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재난을 이기고 성장할 씨앗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선택이 아닌 꼭 필요한 숙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식으로 매일 돈 벌기- 한 달 결산해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