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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Oct 30. 2020

코로나 이후: 우리에게 진정 무섭고 두려운 것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하늘이 너무 푸르기 때문일까요? 일이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가끔 파도가 넘실대는 바닷가로 달려가 아무 생각 없이 해변을 걸어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 코로나 19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발병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그저 증상과 치료법을 모른다는 두려움만 있었습니다. 차츰 발병자가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될 때는 무서워서 집에서 숨어 지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한 두려움이 시작됨을 깨닫게 됩니다. 진짜 무서운 건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었습니다. 역병은 인간의 건강을 해칠 수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삶 자체를 갉아먹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라져 가는 것은 자신감과 자존감입니다. 잔고가 줄어들어만 가는 은행 계좌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들이닥치는 고정 비용 독촉장에서 문득 평온한 삶 가운데 숨어 있던 진짜 두려움이 눈을 뜨게 됩니다. 


그러나 불시에 들이닥치는 가난에 대한 두려움보다 더 큰 공포도 있습니다. 거리에서 사람들과 몸을 부대끼며 어울리는 풍경이 사라지고 잔기침 한 번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며 생기는 소외감이 죽음처럼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당연시 여겼던 삶이 어색해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더 이상 코로나 따위에 우리의 삶이 좌우되도록 해서는 안됩니다.


일이 없을 때 우리는 쉽게 지치고 우울한 생각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에는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할 때가 있고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시대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폭풍우가 지나갈 때까지 마음을 편하게 먹고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습니다. 시련의 시간이 지나면 구름 속에 가리어졌던 해가 따사롭게 대지를 비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에 피는 코스모스는 봄과 여름을 견뎌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냉혹한 겨울 동안 땅 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 결코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 때가 되면 가장 먼저 꽃 봉오리를 내밀겠지요.


모두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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