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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an 18. 2021

욕망과 공포의 전쟁- 비트코인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강남의 아파트가 천정부지로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부의 양극화가 심해져 가고 있습니다. 서민들에게는 암울한 현실입니다. 부모님이 10년 전에 강남의 부동산을 사두었더라면 지금은 경제적으로 더 나은 인생을 살 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10년 후에는 당신의 자녀가 당신에게 왜 비트코인을 사지 않았나 질문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물론 현실적인 답은 돈이 없어 당장 먹고살기도 힘들다가 정답입니다만....) 


코로나로 인한 봉쇄와 보호 무역 주의로 인해 세계화가 많이 쇠퇴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자산 시장은 타국 금융 정책 당국자의 한마디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위주의 경제는 미국과 중국 양국의 정책에 연동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한국은행과 비슷하면서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연방준비위원회는 기본적으로 고용과 물가를 관리하는 기관입니다. 요동이 심하기는 하지만 현재 에너지 가격과 미 달러화를 살펴보면 둘 다 약세로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와중에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전 세계 금융 당국의 양적 완화도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시중에 넘치는 현금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고 시장은 전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주식 시장의 폭등이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과 주식은 실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익숙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돌풍을 일으킨 비트 코인과 같은 디지털 암호 화폐는 중장년층에게는 낯선 투자 대상입니다. 현재 비트코인 열풍은 미국, 영국 대형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과 마찬가지로 암호 화폐의 가치도 이른바 고래라 불리는 대형 투자자들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지금껏 발행된 비트코인의 과반수 이상이 몇몇 대형 투자자 지갑에 들어가 있다고 하니 이들이 지갑을 닫으면 폭등, 열면 폭락하는 독과점 시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나 중앙은행 등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통제받지 않는 탈 독점화의 이상을 기치로 탄생했던 비트코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돈 있는 소수 부자들에 의해 독점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부자들. 특히 전통 금융 선진국에 세계적 영향력이 강한 미국 및 영국의 대형 투자 그룹에 의해 올라가고 있지만 중국은 아예 암호 화폐 투자를 금지시켰습니다. 부자들일 수록 한정된 자원을 독점하면서 자기를 과시하고 서민들과 다르다는 특별함 등을 느끼고 싶어 하는데 이른바 금은보화로 통칭되는 금과 은과 같은 귀금속이 욕망을 충족시키는 화폐라는 도구로 실체화되었죠. 


그런데 이젠 암호 화폐라는 실체가 없는 데이터가 디지털 금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자산으로 등장한 상태입니다. 금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누가 먼저 소유하는가에 따라 부자가 결정되었던 자본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디지털 금도 의미면에서는 동일합니다. 희소성은 보장되었으니 누군가 가치를 인정한다면 부자의 기준으로 당당히 등장 가능한 자산입니다. 가치나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한 욕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적어도 자본 시장에서 도덕은 욕망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는 이미 비트코인과 비슷한 아류작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에 접속해 둘러보았다니 며칠간에도 새로운 화폐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상장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욕망이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화폐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우습게도 통제 없는 자유로운 거래를 위해 탄생한 디지털 화폐는 자유라는 가치는 사라지고 그저 욕망의 덩어리로 남은 듯 보입니다. 이 많은 디지털 화폐 중 시중 통화처럼 가치가 안정화되고 실제 거래가 가능한 생태계가 구축된 소수만이 살아남고 나머지는 이름 없이 사라져 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디지털 암호 화폐는 거래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디지털 화폐가 공식화되어 새로운 거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투자 여부를 떠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합니다. 


만약 시간이 흘러 왜 비트코인을 사지 않았어 하고 자녀가 묻는다면 적어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 돈이 없었다고 하면 왠지 쪽팔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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