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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ul 03. 2023

기념주화로 생각하는 역사: 한국의 국립공원시리즈-시작!

'할 수 있어. 저기 보이는 곳까지는 갈 수 있잖아'

어두운 밤하늘을 비추는 새하얀 달을 가로등 삼아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욱신거리는 발바닥의 감각을 느끼며 걷는다.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한 열정이 목구멍에 가득 차 입 안에 씁쓰름한 구토감을 일으킨다. 포기하지 않는 청춘의 열정은 아름답다.


청년 시절 야간 등반에 대한 추억이 있다. 지금은 저질 체력으로 상상 불가지만 청년의 힘은 위대했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 할 수 있다는 긍정, 오랜 기간 잊고 지내던 감정을 되찾고 싶다.


한국의 국립공원 기념주화 시리즈는 2017년 1차 지리산&북한산을 시작으로 올해 2023년 마지막으로 7차까지 소개되었다. 아쉽게도 전 회차를 수집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이 각인되어 있는 은화들은 영롱한 광택 속에 영원을 담고 있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 바이러스가 휩쓴 산야에도 봄의 아지랑이와 향긋한 새싹의 향기는 매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직접 현장에서 순간 속에 살아 있음을 느끼며 감상하는 데에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집안에서 즐기는 소소한 자연의 풍광도 나름 운치가 있다.


<그림: 한국의 국립공원 시리즈 4차 2020>   


인간의 존재 가치와 수명에 대한 생각은 비단 형이상학적인 철학에만 머물지 않는다. 내가 존재할 이유와 가치는 무엇인가 생각한다. 바로 내일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유럽에서는 루터가 한 말이라는 것이 정설이지만)처럼 그저 오늘은 내가 할 일을 할 뿐이다. 원인과 결과가 하나로 이어진 철학 사상을 가진 스피노자 입장에서 보면 오늘이 현실이며 미래를 결정한다.


먼저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수명은 평균 38세 전후라고 한다. 100세를 산다면 60년은 자연 수명을 넘어선 추가 인생인 셈이다. 여분으로 주어진 여유를 통해서 삶의 번잡함을 넘어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세포의 성장과 쇠퇴에 의한 노화 현상은 호르몬의 변화를 수반하기에 감정의 기복 역시 자연스럽다. 존재 가치는 감정에 기반하지 않고 이성을 통한 사색에 기초하여야 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자기 자신을 관조할 수 있는 순간 존재의 의미가 생긴다는 의미 아닐까.


물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원자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존재 가치는 엔트로피(entropy) 증가 법칙이 기본이 된다. 삶을 이어가기 위해 에너지를 섭취해야 살 수 있는 동식물은 엔트로피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다. 죽음으로 부패한 육신의 모든 구성 물질이 원자 상태로  안정화될 때 무질서도는 최고가 되지만 존재 가치는 0으로 수렴한다. 0과 무한의 차이가 양자의 미시 세계에서는 하나로 합쳐진다.


햇살이 너무 따가워 살인을 저질렀다는 카프카의 허무와 냉소주의는 내 안에 있다.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한잔의 술이 생각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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